일기
핸드폰을 사무실에 두고 나왔다
simpleksoh
2016. 7. 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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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사무실에 두고 나왔다. 어제도 핸드폰과 떨어지기를 시도했으나 부모님이 서운해 하실까 싶은 마음에 실패했다. 오늘은 미리 부모님께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잠이 늦어짐을 이유로 핸드폰을 멀리하려 함을 말씀드렸다. 집에 오는 마음은 기대보다는 약했지만 가벼웠다. 앉으면 눕고 싶다고, 종각역까지 걸어가는 동안 주머니 속 지갑이 거추장스러웠다. 내친김에 이따금 추켜올리던 바지도 벗고 싶었다. 타인의 벗은 몸을 정면으로 볼 자신도 없으면서 나체주의자의 마음을 잠시 짐작했다.
그동안 웬지 꺼리던 행동을 하나씩 하고 있다. 인터넷을 끊고, TV 수신료를 해지했다. 며칠 전 억수같이 퍼붓던 비를 핑계로 사무실에서 맨발에 슬리퍼를 신었다. 그렇게 쾌적할 수 없었다.
등장인물이 많고 두세 장 마다 장면이 바뀌는 일본 소설을 보다가 A4용지를 꺼내 인물 관계도를 만들었다. 착하고 둔해보이던 남편이 바람피우는 것을 그제야 발견했다.
요즘은 밤에 먹는게 거침이 없다. 이번 여름에는 산에 가야겠다. 지리산 둘레길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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