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시와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다. 그때 한 백인 여성이 그들에게 말한다.)
백인여성: 소란 피우기 싫어요
도로시: 저도 마찬가지에요
백인여성: 그럼 여긴 왜 왔어요?
도로시: 책 찾으러요
백인여성: 유색인종 섹션은 따로 있어요
(아이들이 대화하는 두 여성을 쳐다본다.)
도로시: 찾는 책이 없어서요
백인여성: 그러려니 해야죠
https://m.imdb.com/title/tt4846340/?ref_=fn_all_ttl_1
히든 피겨스 (2016) ⭐ 7.8 | Biography, Drama, History
2h 7m | 12
www.imdb.com
https://www.youtube.com/watch?v=ItSUOpH4A5w
나는 매사 '그러려니'하는 습성이 있다. 사람은 모두 다르고, 그 많은 주인공들의 언행이 모두 내 마음 같을 순 없기에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러려니'하고 넘어간다. 일견 여유로워 보이는 이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이 '그러려니'가 시좌에 따라 너그러움과 비겁함 사이 어딘가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며 지하철을 바닥을 기어 올라타는 장애인단체의 시위를 보며, 사람이 빽빽한 출퇴근길 지하철 문 앞에 서서,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지하철을 몇 대나 보내는 사이, 자신보다 뒤에 서있던 비장애인들이 하나 둘 씩 목적지를 향해갈 때 장애인이 느꼈을 박탈감을 상상하며 떠올리는 '그러려니'가 있다.
그 장애인 시위대를 향해 분노의 욕설을 내뱉는 직장인들을 보며 그 직장인이 어제와 오늘의 지각 때문에 회사에서 겪었을 상황을 상상하며 떠올리는 '그러려니'가 있다.
나를 사회에서, 이동하고 배우고 일하고 병원에 가는 삶에서 쫓아내지 말라는 사람에게 향하는 ‘그러려니’와 타인의 박탈당한 삶이 전제되어 누리는 나의 일상의 불편함에 불만을 표하는 사람을 향하는 ’그러려니‘는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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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경비원이 도로시 가족을 밖으로 몰아낸다. 집에 가는 버스 뒷자리 유색인종 좌석에 다른 아프리칸 아메리칸들과 함께 도로시 가족이 앉아있다.)
도로시: 차별과 평등은 전혀 다른거야. 그러려니 하는 건 말이 안돼. 알았니? 바르게 행동했으면 떳떳한거야. 명심해둬.
(도로시는 도서관에서 훔쳐온 책을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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