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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위성정당

by simpleksoh 2020.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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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후에 치러지는 21대 총선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골자는, 정당 지지율과 의석 수를 일치시키는 것이다. 예컨대 전체 의석이 300석일 때, A당이 정당 지지율(비례대표 득표율) 40%를 득표한다면 이 정당이 '마땅히 가져야 할 의석'을 120석으로 본다는 것이 '연동형'의 요체다. 만약 이 정당이 지역구 선거에서 100석을 확보한다면 20석을 비례대표로 더 주고, 12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비례대표 의석은 받지 않는다. (프레시안, '비례연합' 거부한 정의당, '역할분담론'에 무게, 곽재훈 기자, 2020-03-04)
2019년 9월 심상정 의원이 대표 발의에서 밝힌 연동형 비례대표제 제안 이유는, 국회의 의석배분에 있어 국민의 의사의 왜곡을 최소화하고 지역주의를 개선하며 다양한 정책과 이념에 기반한 정당의 의회 진출을 촉진한다는 점이다.
국민의 절반만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누가 어떤 정책을 펴는지와 상관없이 지역별로 고착화된 지배정당, 차악을 피하기 위한 선거 안에서 내 지향을 제대로 구현하는 정당을 찾는 것도 그리고 그 정당을 지지하기도 어려운 현실, 그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병폐를 극복하고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추구해왔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었지만, 보이는 것은 위성정당 뿐이다. 예컨데 B당이 정당 지지율로는 30%에 그쳐 '마땅히 가져야 할 의석'은 90석이지만 지역구에서는 100석을 확보했을 때, 이 정당이 원래 가져가야 할 비례대표 의석은 '연동형 캡' 30석 가운데는 0석, '캡' 밖의 17석 가운데 30% 해당 부분이다. 그러나 B당이 '자매 정당'인 B'(다시)당을 만들어서 20%의 정당 득표를 이 당에 몰아줄 경우(B당은 비례 무공천, B'당은 지역구 무공천) B당은 지역구 100석을, B'당은 60석×50%인 30석을 배분받게 되는 것이다. (프레시안, '비례연합' 거부한 정의당, '역할분담론'에 무게, 곽재훈 기자, 2020-03-04)
이 경우, B당은 위성정당이 없을 시 105석, 위성정당을 만들었을 때 실질적으로 최대 134석을 갖게 된다(실제 의석 수는 선거 결과에 따라 약간 상이할 수 있음).

의석을 얻기 위해 국민의 의사를 왜곡하는 방안을 탐구하여 끝내 찾아낸 이들의 행태를 보노라면, 내게 정치에 대한 회의감을 주어 무관심하게 만들려는 것인가 싶다. 그럼에도 나의 한표는 이번 선거에도 역시 나의 지향을 구현하는 정당에게 찾아갈 것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도입되었지만, 반칙에 도가 튼 정당 탓에 대대적인 수정 혹은 폐지가 불가피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안타까움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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