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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 미국의 진보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조지 레이코프/유나영 옮김, 와이즈베리, 2015)

by simpleksoh 2024.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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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원서 초판 발행 10주년을 맞이하여 총 10장으로 구성된 초판에서 두 장을 삭제하고 여덟 장을 새로 추가하여 절반 이상의 내용이 새로 추가된 전면개정판을 펴냄으로써 인지언어학의 최신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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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뇌가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은 생각을 멈추는 것이라고 농담처럼 말한다. 이때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아라'라는 문구를 예시로 들곤 한다. 이 예시가 나온 그 책을 보았다.

이 책은 그 부제가 말하 듯이 패배를 반복하던 미국 진보세력에게 건네는 조언이다. 책에서 주로 다룬 두 미국 정권(조지 w 부시와 오바마) 시절 주 논쟁 이슈였던 전쟁(이라크전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낙태, 오바마 케어 등은 묘하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여전히 이번 미 대선의 핵심 이슈다.
 



서론.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것이 사회 변화다

  •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면 그 프레임이 활성화된다. 그리고 프레임은 자주 활성화될수록 더 강해진다. 이 사실이 정치 담론에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내가 상대편의 언어를 써서 그 의견을 반박할 때,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는 상대편의 프레임이 더 활성화되고 강해지는 한편 나의 관점은 약해진다.

01. 어떻게 공론을 우리 편으로 만들 것인가

  • 조지 W. 부시가 백악관에 입성한 바로 그날부터 백악관에서는 세금(으로부터의) 구제(tax relief)라는 단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말은 그 이후로 거의 매일같이 반복되었고, 그의 정책을 설명하는 언론은 이 말을 받아 적었고, 서서히 공적 담론 깊숙이 파고들어 급기야 자유주의자들도 이 말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구제’라는 단어의 프레임 형성을 생각해 봅시다. 구제가 있는 곳에는 고통이 있고, 고통을 받는 자가 있고, 그 고통을 없애주는 구제자가, 다시 말해 영웅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그 영웅을 방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들은 구제를 방해하는 악당이 됩니다.
  • ‘엄격한 아버지’모형은 다음과 같은 전제를 깔고 시작합니다. ‘세상은 본래 험한 곳이고, 앞으로도 험할 것이다. 왜냐하면 바깥세상에는 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세상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살아가기가 힘들다. 어디에나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으며, 절대 선이 있고 절대 악이 있다. 어린이들은 나쁜 본성을 갖고 태어난다. 옳은 일을 하기보다는 자기 마음에 드는 일만을 하고 싶어 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따라서 우리는 자녀들을 선한 사람으로 빚어내야 한다.’
  • ‘자상한 부모’ 세계관은 성별 중립적입니다. 부모, 즉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녀를 키우는 데 동등한 책임을 집니다. 모든 어린이는 본성이 선하며 더욱 선해질 수 있다는 것이 자상한 부모 모형의 가정입니다. 세상 또한 더 나은 곳으로 바뀔 수 있으며, 또 바꾸어야 합니다. 부모가 할 일은 자녀를 자상하게 보살피고 그 자녀들이 다시 다른 사람들을 보살피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키우는 것입니다.
  • 진보주의는 상이한 사고 양식을 지닌 여석 가지 기본 유형으로 나뉩니다. 이들은 모두 진보주의적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몇 가지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 사회경제적 진보주의는 모든 것이 화폐와 계급의 문제이며, 모든 문제를 궁극적으로 경제적이고 사회계급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 진보주의는 이제 억압받는 집단이 자신의 정당한 몫을 받을 때라고 주장합니다.
    • 환경주의자는 지구의 지속 가능성과 신성함, 원주민 보호라는 관점에서 생각합니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가 다른 모든 쟁점들을 초월하는 우리 시대의 주요한 윤리적 도전임을 인식합니다.
    • 시민 자유 진보주의는 자유에 대한 위협에 대항하여 자유를 지키고자 합니다.
    • 영적 진보주의는 자상하게 보살피는 형태의 종교나 영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영적 경험은 타인 및 세계와 맺는 관계이고, 영적 실천은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봉사입니다. 영적 진보주의는 가톨릭에서부터 개신교,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여신 숭배, 이교적 주술 숭배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 반권위주의는 세상에는 기업을 비롯한 온갖 형태의 정당하지 못한 권위들이 있으며 그들에 대항하여 싸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우리는 사실을 접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 그 사실이 의미를 지니려면 우리 뇌의 시냅스에 이미 들어있는 것과 맞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실은 우리 머릿속으로 들어왔다가 그대로 밖으로 나갑니다. 그것은 우리 귀에 아예 들어오지 않고 사실로 받아들여지지도 않습니다. 아니면 우리는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해집니다. 그리고는 그것이 비합리적이거나 미쳤거나 어리석은 것이라고 딱지를 붙여버립니다.
  • ‘지구 온난화’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보수주의자들을 설득한 장본인도 룬츠였습니다. 이 말이 지나치게 무섭게 들리는 데다 인간이 여기에 일정한 역할을 한다는 암시를 품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대신에 그는 ‘기후 변화’라는 말을 우리의 공적 담론에 끌어들였습니다. ‘기후’라는 말은 기분 좋게 들리고(야자나무를 떠올려보세요), 변화는 인간의 개입 없이도 저절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중략) 그는 심지어 화력발전소는 핵발전소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건강한, 깨끗한, 안전한 가은 단어를 사용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래서 ‘깨끗한 석탄’이라는 말이 나왔고, 실제로 오염을 가중시키는 보수적 법안에는 ‘깨끗한 하늘 법안(clear skies act)’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05. 정치와 인성

  • 우리의 정치 진영을 둘로 가르는 것은 결국 도덕의 차이며, 이 차이는 우리 뇌 속에 존재하는 서로 완전히 다른 뇌 회로에 의해 만들어진다.
  • 당신이 진보이든 보수이든 이중개념 소유자이든 자신의 도덕성(사람이 어때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감각)은 나의 뇌가 감정을 촉발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각에 대해 좋은 기분이 드는가 나쁜 기분이 드는가를 판단하는 방식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 전전두엽 피질은 내가 ‘행복/불행(well-being/ill-being) 체계’라고 이름 붙인 또 다른 신경 체계에서도 활성화된다. (중략) 이 체계는 주어진 어느 시점에 내가 행복을 느낄지, 불행을 느낄지를 조절한다. (중략) 이들은 대략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 유형은 행복 체계가 감정이입 체계를 압도한다. 즉 자신의 이익을 타인의 이익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 우선시한다. 두 번째 유형은 자신의 행복을 유지하면서 타인의 행복에 기여함으로써 균형을 맞추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해낼 수 있다. 세 번째 유형은 항상 자신의 행복보다 타인의 행복을 우선시하면서 자기를 희생한다. 네 번째 유형은 내(內)집단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행복과 내집단 성원의 행복을 우선시하고 집단 바깥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감정이입을 하지 않는다.
  • (자상한 부모의)진보적 도덕 체계는 감정이입과 개인의 행복 체계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유지한다. 그 핵심에는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과 그 감정이입에 의거해서 행동해야 할 책임이 존재하지만, 이는 우선 나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없다는 단서에 의해 조절된다. 즉 진보적 도덕 체계의 중심은 감정이입이며 여기에는 개인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이 둘 다 포함된다. 보수적 도덕 체계의 중심은 행복 체계이며, 오로지 개인적 책임에 초점을 맞춘다. 보수적 도덕 체계는 타인의 공감과 돌봄에 의존하지 않고, 타인에게 감정이입 하거나 책임을 지지도 않고 나 자신의 이익에 봉사하는 데 중점을 둔다.
  • 연민과 보수주의에 대한 올라스키와 부시의 접근 방식은 진보와 보수 사이의 주요한 차이를 시사하고 있다. 진보주의자들은 사회 전체를 물질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을 도울 책임이 있으며 세금으로 지원받는 정부가 그 주된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한편 보수주의자들은 비정부 기관을 통한 자선을 선호하며, 물질적으로 부족한 이들에 대한 원조를 거부하는 것이 그들을 진정으로 돕는 길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06. 사적인 것은 공적인 것에 의존한다.

  • 사적인 것은 공적인 것에 의존한다. (중략) 전력망, 공립 대학, 각 주를 서로 연결하는 고속도로 체계, 공적 지원에 힘입어 컴퓨터 과학 및 모든 컴퓨터 기술 분야를 창출해 낸 과학 연구, 원거리 통신과 인터넷을 가능하게 한 위성 통신, 현대적 의료, 공항과 항공교통 관제 체계, 공군을 통한 조종사 교육, 질병통제센터와 식품의약국, 환경보호국, 국립공원과 천연기념물 관리 체계, 공적 자원 관리 체계, 낡고 부패한 매관 매직을 대신한 공무원 제도 등, 이 목록은 끝이 없다. 그리고 이 중에서도 가장 큰 공적 자원은, 이 모든 공적 자원이 제 기능을 하도록 관리하고 보장하는 공공 체계, 즉 이런 직무를 감당하는 정부(통치 체계)일 것이다.
  •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에게는 사적인 것이 공적인 것에 의존한다는 생각 자체가 혐오스럽고 비도덕적이다. 보수주의자들은 책임에 대해 다른 시각을 지니고 있다. 진보주의자들은 주로 감정이입(동료 시민에게 마음을 쓴는 일)과 개인적, 사회적 책임, 이를 위한 최선의 헌신이 옳다고 믿는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오로지 개인적 책임만이 옳다고 믿는다.

07. 자유의 문제

  • ‘오바마케어’와 ‘저렴한 건강보험법’ 중에 어느 쪽을 선호하십니까? 압도적 다수가 자기는 오바마케어는 싫지만 저렴한 건강보험법은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들 대부분은 이 두 개가 같은 법안임을 알지 못했다.
  • 그는 진보적 시각에서 ‘자유’와 ‘생명’이라는 두 도덕적 쟁점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암에 걸렸는데 건강보험이 없으면 나는 자유롭지 못하다. 아마도 나는 고통 받다가 죽게 될 것이다(생명의 문제). 자동차 사고로 다발성 손상을 입었는데 건강보험이 없으면 자유롭지 못하다. 평생 불구로 살거나 죽게 될 테니까. 다리가 부러졌는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면 자유롭지 못하다. 다시는 걷거나 마음대로 뛸 수 없을 테니까.
  • 보수가 구성한 프레임은 공립학교들이 ‘실패’하고 있으며 종교학교와 사립학교에 대한 바우처 제도가 부모들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것이다. 바우처를 받는 빈곤 가정의 경우 자녀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바우처는 양질의 학교에 쓰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부유한 부모들에게 이 바우처는, 곧 부자들에 대한 공적 지원을 뜻하고 비부유층에 대한 지원 삭감을 뜻한다.
  • 교육은 자유의 문제다. (중략) 교육은 우리에게 세계와 삶의 가능성에 대해 알려준다. 내게 무엇이 가능한지 알지 못하면 삶의 목표조차 세울 수 없다. 교육은 단순히 머리를 지식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인식하고, 비판하고, 합리적이며 실리적으로 행동하고, 실용적인 사람이 되고, 내게 유용한 사실에 접근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교육은 우리에게 기술을 가르쳐주고 그전엔 불가능했던 일을 해낼 수 있는 역량을 부여한다. 물론 교육받은 사람은 경제적으로도 더 큰 잠재력을 지니게 되며 우리를 여러 면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돈도 갖게 된다. 하지만, 교육이 제공하는 자유는 돈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이 자유 덕택에 우리는 자여 세계와 유대를 맺고, 심미적이고 사색적인 삶을 누리며,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나 자신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자유는 우리가 생산적인 시민이 되고 정치, 사회 참여를 통해 나 자신과 타인의 자유에 기여할 수 있는 지식과 기회를 부여한다.
  • 빈곤은 자유의 문제다. 이 점은 명백하다. 가난한 사람들은 부유한 사람들보다 훨씬 적은 자유를 갖는다. (중략) 내가 노숙자이거나, 나와 우리 가족이 사람답게 살 곳을 찾지 못한다면 나는 억압과 제약을 받고 있으며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제대로 먹지 못한다면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못한다면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직업이나 직장을 갖지 못한다면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사실상 삶의 모든 측면에서, 탈출할 수 없는 가난은 자유의 문제다. (중략) 보수 세력은 가난한 삶을 개인의 실패로, 개인적 책임의 실패로 본다. 그러나 사실 가난은 자유를 축소한다. 사람들이 “빈곤의 덫에 걸렸다.”고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말로 그들은 덫에 걸려 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의 민주주의에서 사적인 것은 공적인 것에 의존한다. 우리는 동료 시민들이 자유로운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가?
  • 노동자는 이윤을 창출하는 사람이다. 보수주의자들은 부유한 기업주와 투자자들이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말하길 좋아한다. 마치 실업자들에게 선물을 주료고 일자리를 만들기라도 하는 양, 보수주의자들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준다’고 말하길 좋아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사실은 노동자들이 이윤을 창출하며, 기업주와 투자자의 이윤에 기여하지 못하면 아무도 고용되지 않는다.
  • 대기업과 일부 중소기업의 피고용인들은 자산과 자원의 두 종류로 나뉜다. ‘자산’에는 주요 경영진과 특별히 창의적이거나 숙련된 사람들이 포함된다. 이들의 창의성과 숙련은 회사의 성공에 필수적이다. 이들은 회사 주식 가치의 일부다. 이들은 헤드헌터를 통해 채용되며 높은 급여와 고액의 퇴직금, 즉 높은 연금과 일괄 급여를 받는다. ‘자원’은 인력 풀에서 고용할 수 있는, 대체 가능한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인사팀에서 채용하고 관리한다. 천연가스나 석유나 강철 같은 자원을 최대한 싸게 구매할 수 있듯이, 인적 자원도 최대한 싸게 구매할 수 있다.
  • 노조는 피고용인과 기업의 힘을 대등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아웃소싱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적 자원인 노동자가 전혀 없으면 기업들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기업에 노조가 조직되면, 한 집단으로서의 모든 노동자들은 한 명의 노동자가 갖지 못하는 협상력을 가지게 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즉 기업이 개개인에게 제시하는 조건을 다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는 기업에 의한 강제 노동이나 임금 노예와 다름이 없다. (중략) 노조의 쇠퇴는 국부에서 대다수 시민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그 부가 가져다주는 자유가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노조 결성은 자유의 문제이며, 따라서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 사실을 큰 소리로 외치고 최대한 자주 반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수주의자들이 (마치 노조가 자유를 빼앗기라고 하는 것처럼) ‘노동자 자유 센터’ 같은 단체를 만들고 (마치 노조가 기업 강제 노동과 임금 노예에서 벗어날 자유를 부여하는 대신 일할 권리를 빼앗기라도 하는 것처럼) ‘일할 권리’ 법에 대해 말하고 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09. 기업의 지배

  • 비용의 외부화 증가, 기업은 더 부유해질수록 더 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규제를 피해야 한다. 그 결과 그들은 자신의 사업 비용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그럼으로써 더더욱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 현상에는 ‘비용의 외부화’라는 멋진 이름이 붙어 있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위험한 폐기물을 투기해서 납세자들에게 그 처리 비용이나 그로 인한 고통을 전가하는 일이다. 셰일 가스 시추 회사들이 오염 용수를 주변 지역에 폐기하거나, 시추 과정에서 땅을 파헤친 뒤 그 상태로 방치하거나, 지하수면과 인접한 다공성의 셰일 암반에 대량의 독성 화합물을 주입하여 식수와 농업용수를 오염시켰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생각해 보자. 그 부담은 사기업에서 공공의 몫으로 넘어간다. 물론 온실가스 오염을 배출하여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기업들도 그 좋은 예다. 그 비용은 바로 여러분이 뒤집어쓴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거나 대규모 폭풍의 잔해물을 치우는 데 세금을 더 내는 식으로, 심한 가뭄이 들어 채소를 더 비싼 값에 사야 하는 식으로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여러분이 하다못해 회사 웹사이트를 검색하거나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고 대기하느라 시간을 보낼 때에도 비용은 외부화되고 있다. 기업이 고객 응대 직원을 너무 적게 고용해서 이윤을 얻는 동안 바로 여러분의 시간이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주유소, 슈퍼마켓, 대형 마트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형태의 ‘셀프 서비스’도 마치 우리의 편의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공짜로 일을 시키는 수단이다.

10. ‘결혼’은 수많은 의미를 품고 있다

  • 사실 동성 결혼 때문에 진짜로 결혼을 위협받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저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허락받을 수 있게 된 것뿐이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은 ‘엄격한 아버지’의 가정과 더불어 자신들의 정치적 가치가 공격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들의 우려는 옳다. 이것은 그들의 정치와 도덕적 가치 전반에 심각한 문제다. 심지어 ‘시민결합’도 전통적인 엄격한 아버지 가정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위협적이긴 마찬가지다.
  • 누군가 “나는 게이들은 결혼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안 그래요?”라고 말했을 때 간단하게 대응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나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평등하다고 믿어요. 주 정부가 사람들한테 너는 누구랑 결혼하고 누구랑은 결혼하지 말라고 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결혼은 사랑과 헌신의 문제죠. 그러니까 서로 사랑해서 공식적으로 평생을 서약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결혼할 권리를 부인하는 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거예요.”라고 응수하는 것이다. (중략) 기자들은 “게이 결혼에 찬성하십니까?”라고 묻는 대신에 이렇게 질문할 수 있다. “주 정부가 주민들을 상대로 누구와 결혼해라, 하지 말아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렇게도 물어보아라. “자기가 원하는 사람과 결혼할 자유가 법 앞의 평등한 권리의 문제라고 보십니까?” 또는 “결혼이 평생의 서약을 통한 사랑의 실현이라고 보십니까?” 또는 “사랑하는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평생을 서약하고 싶어하는 것이 사회에 도움이 될까요?”

12. 은유는 사람을 죽일 수 있다

  • 우리 대외 정책의 핵심적 은유의 하나는 [국가는 사람]이라는 은유다. 이 은유는 이라크라는 국가를 사담 후세인이라는 한 사람으로 개념화하는 말을 통해 하루에도 수백 번씩 사용된다. 우리가 듣는 말에 따르면 이 전쟁은 이라크 민중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이 한 사람에 대항하여 수행하는 것이다. 일반 미국 시민들은 “사담은 독재자야. 그를 막아야 해” 같은 말을 하면서 이 은유를 사용한다. 물론 이 은유는 첫 이틀 동안 투하될 3000발의 폭탄이 그 한 사람에게만 쏟아지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은폐한다. 이 폭탄들은 이 은유가 은폐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 그 은유에 따르면 우리의 전쟁 상대가 아닌 사람들을 죽이게 될 것이다.

15. 자주 하는 질문

  • 교육과 건강은 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요인이고, 국민들의 행복한 삶은 국가의 존재 이유다. 독립선언문에서 행복 추구권에 대해 언급하고 이를 자유와 연결 지은 데는 이유가 있다. 자유가 없으면 삶의 충족도 없다. 따라서 과세를 투자라고 이해하는 것은 실용적인 이유에서 이치에 맞고, 과세를 행복 추구의 자유가 있는 이 나라에서 우리의 당연한 회비를 내는 일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도덕적인 이유에서 이치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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