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이 결혼을 해 부산에 다녀왔다. 금요일 연차를 내고 아침 일찍 KTX로 내려가 정오 즈음 부산역에 도착했다. 쌀쌀했던 서울과 달리 부산은 후끈했다. 이번 주 미용실을 가지 못했던 나는 부산 첫 일정으로 머리를 깎고, 아이와 짝은 이태석 신부님 기념관과 송도성당을 구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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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신부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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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으로 밀면을 먹었다. 내 짝이 내가 좋아할 메뉴를 골라주었던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식구 셋 중에 짝이 제일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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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제일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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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 후에는 송도해수욕장에 갔다. 10월이었지만,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많았고 일부는 바다에 들어가기도 했다. 외할아버지와 밀려오는 파도 근처에서 꺄르륵거리며 놀던 아이는 기어코 바닷물에 발을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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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송도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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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족장에서 발을 씻고, 바다를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찍은 후 집에 돌아가려는 찰나, 2초 정도 시선에서 벗어난 아이는 양생 중이던 시멘트 바닥에 올라가 "어어?" 하면서 넘어져 뒹굴고 말았다. 인근에 계시던 공원 관리인 분께 말씀드렸더니 "아가 그렀는데 머 어쩌요" 하시곤 슥슥 손으로 평탄화를 하셨다.

시멘트 범벅이 된 아이를 세족장에서 열심히 씻기고,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2년 전에는 작은 어린이 관람차도 무서워하던 아이는 케이블카를 제대로 즐기는 어린이가 되어있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스카이파크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전시물이 많았는데, 그중에 폐버스 전시물에서 아이는 세상 진지한 버스드라이버가 되었다. 그 옆에서 손님으로 30분을 승차하다 겨우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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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해상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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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인 결혼식 당일 아침, 메이크업을 받는 짝을 따라갔는데, 어째 구두가 불편했다. 8년 전 결혼식 때, 모처럼 적지 않은 돈을 주고 샀던 구두였다. 몇 번 신지 않았는데도 이렇구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대기실 곳곳에 검은 스펀지 같은 쓰레기들이 눈에 띄었는데, 화려한 공간이 청소는 잘 안되어있는 게 아쉽다고 생각하던 찰나, 나의 구두 밑이 부풀어 오르는 듯한 모습이어서 보았더니, 구두 밑창은 바수어졌고, 인솔도 껌처럼 양말에 붙어있었다. 구두는 가끔 신지 않으며 상한다는 말은 들었는데, 이 정도는 상상도 못 했었다. 급히 건물을 나와 근처 수선이 가능한 구두가게에 갔더니, 이건 고칠 수도 없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구두를 새로 샀는데, 내 뒤로 나와 같은 이유로 구두를 사는 사람이 또 있었다.


여기저기 바삐 다니고, 별 탈 없이 결혼식이 끝나고, 뷔페에서 치즈케이크까지 먹고 집으로 가기 전 양치를 하려고 세면도구를 챙기러 차에 가려고 하니, 피곤해진 아이는 차까지 같이 가겠다고 졸랐다. 아이를 안고 가서 차 앞에서 내려놓은 뒤 차 문을 여는데, 쿵 소리가 났다. 카스토퍼에 발이 걸린 아이가 아스팔트 바닥에 얼굴을 박고 넘어져있었다. 얼굴을 심하게 긁힌 아이를 데리고 호텔 로비로 가 응급약을 빌려 발랐다.

피곤한 아이는 부산역에 도착해서부터 내 품에서 잠이 들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에서도 한참을 잠을 자는 아이를 보며, 이렇게 평생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혼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처남은 차가 퍼졌다. 냉각수 문제로 엔진이 고장났다고 했다.
광명역에 도착해 짠한 마음에 아이에게 캐리어에 타라고 했다. 아이는 "타도 돼?" 하며 신나 했고, 캐리어에 탄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에 들어간 엄마를 만나게 해 주려고 이동하자마자 점자블록에 캐리어 바퀴가 걸려 아이가 탄 채로 캐리어가 고꾸라졌다. 아이는 또다시 통곡을 했다.
집에 돌아와 정리를 대충 하고 나니, 카드지갑을 기차 좌석 앞 그물주머니에 넣어두고 그냥 내린 것이 생각났다. 전화를 해보니, 그런 분실물은 없다고 했다. 지갑에 들어있던 카드를 모두 분실신고하고 재발급한 뒤 그날 밤 다시 '경찰민원 24'페이지를 보니, 지갑은 집 가까운 역에 보관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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