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일상이 고정되어 있다. 주중에는 아침 6시 반에 일어나 7시 반까지 가볍게 운동하고 책을 본다. 아이와 함께 등원 준비를 하고, 8시 45분에 집을 나서 아이 손을 잡고 7분 거리의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뒤 10시까지 출근한다. 점심을 먹고 나면 보통 회사 근처 낙산을 20분 정도 산책하고, 오후 6시에 퇴근한다. 집에 도착하면 7시, 저녁을 준비해 먹고 나면 11시쯤 잠자리에 든다. 토요일 오전에는 아이와 몬테소리에 가고, 오후에는 아이와 도서관 프로그램에 다녀온다. 일요일 오전에 키즈카페나 아이가 좋아하는 마트에 다녀와서 아이와 짝을 성당에 데려다준다. 그리고 다시 월요일이 시작된다. 하루하루가 황송하다.
올해를 정리하며 개인적인 '아듀 2025 상'을 선정했습니다. 각 부문 수상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마그네틱이 떨려요 상- 구매] 아디다스 갤럭시7
아디다스 갤럭시 7 ID8749 (공식판매처) : 다나와 가격비교
달리기를 하면 당연히 무릎이 아픈 줄 알았던 나는 나이 듦을 서글퍼하다, 2년 된 아디다스 갤럭시6를 갤럭시7으로 바꿨다. 새 러닝화의 효과는 대단했고, 5킬로 랩타임이 5분대에 돌입했다.
[다나와] 아디다스 갤럭시 7 ID8749 (공식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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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있어요? 상 - 판매] i30cw

2015년, 아빠가 i30cw를 주셨다. 내가 갤로퍼 2를 몰고 다니는 게 마음에 걸렸던지, 갤로퍼가 좋다고 하셨다. 성북에서 은평으로 이사하던 날 아삼공으로 모든 짐을 날랐다. 다리를 다친 여자친구와 수동휠체어를 태우고 출퇴근을 했고, 첫 아이가 미처 태어나지 못했으며 다시 아이가 생겼다. 친구가 준 디럭스 유모차, 당근한 장난감들, 중고 책장까지 아삼공은 무엇이든 태웠다. 시간은 차에도 고르게 쌓였다. 아삼공이 떠나던 날, 아이는 고마웠다며 인사를 하고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망막 껌딱지 상 - 영상] 히든피겨스(시어도어 멜피, 2016)

나는 매사 '그러려니'한다. 모든 삶의 주인공들의 언행이 내 마음 같을 순 없기에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러려니'한다. 일견 여유로워 보이는 이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이 '그러려니'가 너그러움과 비겁함 사이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며 지하철을 바닥을 기어 올라타는 장애인단체의 시위를 보며, 사람이 빽빽한 출퇴근길 지하철 문 앞에 서서,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지하철을 몇 대나 보내는 사이, 자신보다 뒤에 서있던 비장애인들이 하나둘씩 목적지를 향해갈 때 장애인이 느꼈을 박탈감을 상상하며 떠올리는 '그러려니'가 있다.
그 장애인 시위대를 향해 분노의 욕설을 내뱉는 직장인들을 보며 그 직장인이 어제와 오늘의 지각 때문에 회사에서 겪었을 상황을 상상하며 떠올리는 '그러려니'가 있다.
나를 사회에서; 이동하고 배우고 일하고 병원에 가는 삶에서 쫓아내지 말라는 사람에게 향하는 ‘그러려니’와 타인의 박탈당한 삶이 전제되어 누리는 나의 일상의 불편함에 불만을 표하는 사람을 향하는 '그러려니'는 같지 않다.
[손에 침발라 넘기는 상- 책] 바사라(타무라 유미, 윙크, 1990~1998, 전 27권)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나고 돌아오는 술김에 구매했다. 폭압적인 왕에게 저항을 시작하고, 민주주의 국가를 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중에도 글로써 왕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불러오려는 독립언론인 렌코 그리고 그의 연인이자 왕의 심복의 아들인 호즈미가 그림으로 체제에 저항한 에피소드를 보며 출근 지하철에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
[그래 이맛이야 상- 음식] 생일 미역국, 사과 한 조각

아이는 엄마와 함께 아빠 생일에 처음으로 미역국을 끓여보았다.
아이: (소금을 들고) "이렇게?"
엄마: "으악"

마루에 누워 사과가 먹고 싶다는 아빠에게 한 조각을 가져와서는, 달콤한 한 입 작게 베어물고 아빠에게 건네준다.
"다시 가져갈게. 한 입만 먹어"
[집 밖은 위험해 상- 장소] 낙산공원(서울 종로구 동숭동)


9월, 점심시간에 사무실 뒤 낙산공원에 올라가 보았다. 압문을 넘어 성북구로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전경이 상쾌했다. 그 뒤 아무리 바빠도 매일 점심시간마다 압문에 올라가고 있다.
[달팽이관 눈물바다 상- 음악] 산토끼(엄마)

아이는 할머니를 바라본다. 할머니는 아이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 할아버지는 졸음에 빠졌다.
[The 2025 상- 대상] 평화의공원 모험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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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공원모험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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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선 맨발로 모래사장을 거침없이 뛰어다니는 아이, 플라스틱 냄비를 들고 수도꼭지 앞에 의젓하게 줄을 서있는 작은 아이, 경사진 벽을 올라가 미끄럼틀을 타고 아이와 함께 내려오는 반바지를 입은 남성, 꽤 무거운 미니 집라인에 탄 아이를 밀어주는 힘센 여성을 볼 수 있다. 바람에 실린 향긋한 나무향과 찐득한 땀내 사이로 “벌써 몇 시간 째인데!”라는 어느 부모의 타박과 “아냐 아냐 아냐!”라는 아이의 울음이 들린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흙과 모래를 뒤집어쓰고 맨발로 물놀이를 하는 수많은 엄마와 아빠의 미소 띤 얼굴에 놀랐었다. 지금은 안다. 이 장면이 얼마나 귀한지. 내가 살아가며 느낄 행복의 가장 높은 지점은 바로 여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