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난이 이야기 지금까지 살면서 개를 세 마리 길렀다. 1980년대 후반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쯤, 봉천동 가파른 언덕 위 집에서 길렀던 깜돌이는 기른 지 얼마 안돼 집 뒤편 좁은 틈에 놓아둔 쥐약을 먹고 피를 토하고 죽었다. 함께한 지 몇 주 안되던 때였다. 애정이 넘치던 작고 귀여운 존재의 죽음에 서럽게 울었다. 다시 개를 기른 것은 2002년, 내가 대학에 들어간 뒤였다. 집에 수험생이 사라지자, 누나는 개를 기르고 싶다고 부모님을 졸랐다. 월드컵의 열기로 뜨겁던 그해 만난 두 번째 반려견은 당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이름을 따서 딩크로 지었다. 그리고 6개월 뒤, 엄마는 족보가 있는 백구를 기르고 싶다며 난이를 데려왔다. 아비 개는 진도에서도 유명한 개였지만, 어미 개의 출처를 알 수 없던 황구 딩크와 달리, 백.. 2020. 3.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