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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나의 습관같은 행동

by simpleksoh 2014.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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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습관처럼 하는 행동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굳이 '습관처럼 하는 행동'이라고 하는 이유는 자주 해서 익숙해진 것이 아니라 일부러 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작년 어느 술자리에서, 함께 술을 먹던 분이 자기가 아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 사람은 밥을 먹을 때, 음식을 안시키고 다른 사람들의 식사가 끝나면 남은 것을 먹었습니다. 남들이 한번 훓은 닭다리도 그분은 맛있게 먹는다고 했습니다. 그분은 인권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분이었는데, 제 지인은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이제는 의례 그러려니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그렇게 습관처럼 하는 행동이 하나쯤은 있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그 지인은 삼성제품을 사용하지 않았고, 생각보다 어렵지만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는 자기 삶에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불가능해 보이는 말을 하더니 재봉을 배워서 직접 만든 옷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람을 보고, 내 생활을 돌아보니, 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다른 이에게 그런 말을 하면서도 정작 내 행동에는 연결이 안되는 것들이 보였습니다.

저는 보통 쿡티비 셋톱박스를 킨채로 출근했습니다. 낮에는 집에 사람이 없지만, 셋톱박스를 킬 때 걸리는 삼분이 티비를 보려고 앉았있을 때는 지루했기 때문입니다. 가톨릭 회관에 도착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고, 업무가 끝나면 까페베네에서 사람을 만났으며, 베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었습니다. 가끔 밤에 잠이 안오면 CU에 가서 맥주를 사왔습니다.

그런데, 그 셋톱박스의 대기전력은 대형티비의 260배라고 합니다. 꼭 그 양이 엄청나야만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 본부가 내는 관리비를 대가로 사무실에서 전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용을 지불하는 부담도 없고 전기가 끊겨 불편한 적도 없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전기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여 원전을 늘리고 있고, 그에 맞춰 밀양에서는 고압송전탑을 설치 하고, 두명 이상이 자살하고 수십명이 다치고 마을이 해체되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이 맛있는 까페베네는 전 지점 중에 임금체불, 최저임금 미준수 등 노동법을 위반한 곳의 비율은 98%입니다.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넛, 미니스톱, 씨유 등 대형프랜차이즈 11곳의 평균 위반율은 86%입니다. 새벽에 깨어있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시간당 5,210원을 받는데, 5인이상 사업장이 아니니 야간수당도 없고, 그나마 제대로 못받는 사업장일 가능성이 86%입니다.

그래서 저는 맥주가 100원 비싸고 종류가 몇개 없어도 3분 더 올라가 동네 주민이 치킨집과 같이 하는 멕시칸슈퍼를 이용합니다. 엘리베이터를 누르고 싶지 않아 1층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유독 반갑습니다. 365일 돌아가는 정수기의 냉온수 기능을 위해 원전 하나의 60% 전력이 사용된다고 하니 왠만하면 그냥 정수로 먹습니다.

셋톱박스를 끄는건 가끔 어머니보다 먼저 나갈 때 문제가 됩니다. 어머니가 티비를 못보시면 아쩌지? 하면서 일단은 끄고 다녔는데, 하루는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셔서 티비가 이상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키면 되고, 끈 이유는 뭐다 . 3분정도 기다리면 될거다라고 설명을 드렸더니 조금 후에 하트를 보내시고는 그후 종종 끄시는 것 같습니다.

몇번 무거울 뻔한 단어가 나왔지만, 이건 가벼운 제 일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모두 마음에 거리낌을 하나씩 지워가는 즐거운 한 주 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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