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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아이스버킷 챌린지 참여의 변

by simpleksoh 2014.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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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이스버킷을 제안받고 생각한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 중요한 사회이슈가 많은데, 아이스버킷은 주의를 돌리는게 아닐까. 남부지방에 비 피해가 큰데, 물로 웃고 떠들면 누군가가 더 슬퍼지진 않을까.

그런데 그 부분은 아이스버킷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물을 뒤집어 쓰는 장면이 독립된 하나의 행위가 아니라 난치병 환자들에게 우호적인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니, 참여할 수 있음에 기쁜 연대감이 본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회적 이슈를 잊지 않는 것은 아이스버킷에 대한 참여와 분리되어 판단하고 행동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통해 모이는 후원금이 생명이 시작되는 배아를 재료로 하는 연구에 주로 지원되는 것은 이 캠페인과 분리하기 힘들었고,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게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의견을 내놓은 몇몇 곳의 입장을 찾아보고, 난치병에 대해 도덕적으로 수용이 가능한 연구를 하는 재단을 지원하거나 아예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캠페인의 본질이 마음에 들었기에 방금 이야기한 문제를 캠페인에 담기로 했습니다. 아이스버킷의 취지나 이어온 사람들의 마음은 방해하지 않고, 생명존중의 이야기를 하기로 결정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통해 루게릭병 환자 한분이라도 웃을 수 있다면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난치병을 다른 방식으로 연구하는 분과
다른 일들로 고통받는 분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쓰는 이 글처럼 정색하는 말을 주로 하다보니, 짧고 재밌게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았고, 그저 아이스버킷에 참여한 즐거움만 남은 듯 합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이곳의 흐름을 생각하면, 우려한 점을 가볍게 생각했던 것도 같습니다.

다행히, 제 지목을 받은 분께서 밤잠을 설쳐가며 훌륭히 캠페인을 받아주셨기에 조금 위안을 삼았지만, 제가 생각한 것이 무엇이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제가 지목한 분들, 캠페인을 도와주신 분들, 우려해주신 분들 모두 사과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제 아이스버킷 캠페인은 아래와 같이 변경하고자 했습니다만, 내일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네요.

승일희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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