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순직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있던 국방부장관이 호주 대사에 임명된 2024년 초, 나는 집 주변 모래놀이터에서 수많은 부모와 아이 사이에 있었다. 전국이 정국으로 시끌 시끌한 가운데 이렇게 해맑은 웃음소리 안에서 즐거워해도 되는가라고 자책하다 내 인생의 행복의 최고점이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이 끝나고 다시없을 것 같았던 지극한 행복감에 사로잡혀 움직이지도 못하고 아이의 웃는 얼굴만 바라보았다. 그 뒤로도 행복의 고점을 계속 만났다. 속초의 한 물놀이장에 들어가며 거대한 배 모양의 놀이기구를 보고 말도 못 하던 아이가 “우우와아아”라고 탄성을 내뱉던 때, 춘천에 친구 가족과 함께 간 캠핑에서 처음 불꽃놀이를 하던 아이의 도취된
눈을 보았을 때, 동네 하천 변에서 단짝친구와 박장대소하며 노는 아이의 뒤를 따라갈 때마다 내 인생에서
느끼는 행복의 최대치를 갱신했다. 그 단짝친구 가족과 함께한 이번 여행에서 그 순간을 한 번 더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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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악산으로 향하는 길에, 오월까지만 열린다는 한탄강 봄가든 페스타에 들렀다. 입장권을 사면 돌려주는 포천사랑상품권으로 고소한 미나리 부추전 한 접시를 먹고 나서 커다란 뽀로로를 만난 뒤 출렁다리로 올라갔다. 다리 입구에서 호기롭게 이게 출렁다리가 맞냐던 짝은 삼분 후 아이를 재촉하여 다리를 내려갔다. 넓은 공원에는 구석구석 다닐 수 있는 전기자전거가 있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 빌리지 못하자 아이는 뾰로통한 얼굴로 자전거를 타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나오는 길에 정리 중인 자전거 안장에 슬쩍 앉아 버튼을 누르고 핸들을 움직인 아이는 다시 발걸음을 뗐다.
운악산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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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치악산자연휴양림에서 복층 숙소를 경험한 아이는 계단 위에 숨겨진 그 비밀스러운 공간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날 이후로 우리 세 식구의 여행지는 복층이라는 조건을 달게 되었다. 셋이 묵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지만, 문을 열자마자 작은 발로 쉼 없이 다락을 오르내리는 그 맑은 발소리만 들어도 돈값은 하고도 남았다.
이번 일정을 아이의 단짝 가족에게 넌지시 알렸더니, 그 가족은 전날 우리 숙소에서 십 분 남짓 떨어진 곳에서 캠핑을 하고 이튿날 아침 우리와 합류했다. 아이들은 숲 속 숙소 다락방에서 소꿉놀이 장난감 몇 개를 펼쳐놓고, 내내 소리를 지르고 깔깔거리며 뛰어다녔다. 천장이 낮은 방 안 가득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 찼다. 오후에는 근처 개울에 가 도롱뇽 새끼와 올챙이를 만났고, 추억을 남길 나무 장난감도 만들어보았다. 저물녘이 되어 함께 숯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워 먹었다. 어른들의 나지막한 대화와 아이들의 지치지 않는 종알거림이 뒤섞였다. 더 놀고 싶지만 피곤한 아이들의 칭얼거림이 는 밤 열 시, 내일 출근을 하는 단짝 가족은 집에 돌아갔고 우리도 이부자리를 펴고 누웠다. 선선한 방에 아이를 가운데 두고 잠을 자던 그 밤, 문득 행복한 기분이 들어 눈을 떴다. 현실감이 없던 그 기분이 기억나지 않는 꿈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눈앞에 보이는 아이와 짝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퇴실 직전, 세 가족이 숙소 앞 그네의자에 앉았다. 병가 중인 짝은 토해내듯 말했다.
짝: “아 회사 가기 싫다. 나 회사 가기 싫어 “
나: ”**이한테 물어봐 “
짝: ”**아 엄마 회사 안 가면 어때?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을 때보다 조금 먹을 수도 있고 장난감도 원하는 걸 다 가질 수는 없겠지만, 엄마가 항상 집에서 **이랑 같이 있을 수 있어 “
아이: “아니야. 엄마 회사 가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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