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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쓰는가 - YES24
남과 다른 길을 감으로써 남과 다른 눈을 얻게 된 조지 오웰의 에세이집현대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는 『1984』의 작가 조지 오웰의 삶과 사유를 담은 에세이들을 엮은 책이다. 오랜 세월 작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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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
이 음산한 방에서 부랑자들 대부분은 연이어 10시간을 있어야 했다. 그걸 어떻게 견딜 수 있는지는 상상하기 힘들다. 나는 따분함이야말로 부랑자 최대의 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은 허기나 불편보다도, 심지어 언제나 남 보기 망신스럽다는 느낌보다도 더한 것이지 싶다.
p.39
백인은 ‘원주민’앞에서 두려움을 보여선 안 되기에 대개 두려움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중략) 대안이 하나 있었다. 나는 탄약통을 탄창에 밀어넣고 길에 바로 엎드려 정조준을 하는 쪽을 택했다.
p.68
이런 도시에서(인구 20만 중에 적어도 2만은 말 그대로 가진 게 걸치고 있는 누더기뿐이다) 걸어다니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또 얼마나 쉽게 죽는지를 보면, 과연 내가 인간들 사이를 걷고 있는 게 맞는가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중략) 그들에게도 이름이란 게 있는가? 아니면 벌이나 산호충만큼 개별적인, 서로 구별되지 않는 갈색의 존재에 불과한가?
p.72
굶주리는 나라들이 관광휴양지가 되어가는 건 바로 그래서다. 아무리 싸도 불황이 횡행하는 곳에 놀러갈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 피부가 갈색인 곳에서는 빈곤이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프랑스인에게 모로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렌지나무 숲이나 식민기구의 일자리다. 영국인에겐? 낙타, 성곽, 야자수, 프랑스 외인부대, 놋쇠 쟁반, 도적떼다. 그러니 여기서 몇 년을 살아도 인구의 9할은 다 침식된 토양에서 얼마 안되는 먹거리를 짜내느라 늘 허리가 부러지도록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게 현실이란 걸 전혀 모를 수도 있는 것이다.
p.96
군사 퍼레이드는 사실 일종의 의식적 춤이며, 인생철학을 어느 정도 나타내주는 발레 같은 것이다. 이를테면 거위걸음은 이 세상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광경으로, 급강하 폭격기보다 훨씬 더 끔찍하다. 그것은 적나라한 힘에 대한 노골적인 긍정이다. 거기엔 다분히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누군가의 얼굴을 군홧발로 짓밟는다는 상상이 담겨 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추악함을 내포하고 있다. 말하자면 약자에게 인상을 쓰는 깡패처럼 “그래 내 얼굴 험한 줄 안다, 어디 똑바로 쳐다볼 수 있으면 봐바”하고 말하는 식이다.
p.98
모든 허상은 절반의 진실이 될 수 있으며, 가면 때문에 얼굴 표정이 바뀔 수도 있다. 민주주의가 전체주의와 ‘똑같다’거나 ‘똑같이 나쁘다’고 하는 익숙한 주장드은 그런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런 주장들은 전부 결국엔 빵 반 덩어리는 빵이 없는 것과 같다고 하는 것이다.
p.141
나는 ‘파시스트’를 쏘러 거기까지 갔던 것이다. 바지를 추스르며 내닫는 병사는 ‘파시스트’가 아니었다. 그는 나 자신과 다를 바 없는 같은 인간으로 보였으니, 그런 사람을 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p.179 민족주의 비망록
(중략) 내가 말하는 ‘민족주의’는, 인류를 곤충 분류하듯 나눌 수 있으며 수백만이나 수천만 명의 사람들을 싸잡아 좋으니 나쁘니 하는 딱지를 붙일 수 있다고 여기는 모든 습성을 뜻한다.
p.190
사실을 무시하는 태도, 모든 민족주의자들은 비슷한 유형의 사실들이 가진 유사점을 무시하는 능력이 있다. 영국의 보수당원이라면 유럽에서의 민족자결권은 옹호하겠지만 인도의 그것에는 아무 모순도 느끼지 못한 채 반대할 것이다. 행위는 그 자체의 가치가 아니라 주체에 따라 선악 여부가 판가름되며, ‘우리’편이 저지른 일이면 어떠한 무도함이라도(고문, 인질 이용, 강제노동, 대대적인 추방, 재판 없는 투옥, 날조, 암살, 민간인 폭격) 도덕적으로 색깔을 못 바꿀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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