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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 테이블에서 떨어질 다음은 누구일까 2023. 3. 7.
아듀 2022 상 올해를 정리하며 개인적인 '아듀 2022 상'을 선정했습니다. 각 부문 수상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처음 본 그사람 상(인물): 오현이 자식 사랑은 만악의 근원이다. 길어야 100년을 사는 인간이 돈과 권력을 놓지 못해 욕심부리는 이유 열에 아홉은 자식이 아닌가 싶다.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친구는 내 말을 듣고, “네 말도 이해 가는데, 나는 불법이 아니면, 우리 가정이 잘 사는 거 말고 다른 가치 판단은 안 하려고”라고 말했다. 쉬는 시간에 함께 매점에 뛰어가 왕뚜껑을 흡입하던 그와 나의 가치관이 달라진 건 언제부터였을까 생각했다. 10월 4일 오현이가 태어났다. 현이는 참 예쁜데, 가끔은 너무 예쁘다. 부의 재분배에 대한 생각은 변함없지만, 맨 몸으로 이 엄혹한 사회를 살아갈 현이의 삶이 안쓰러웠다. .. 2023. 1. 1.
[책] 라면을 끓이며 (김훈, 문학동네, 2015) 나는 지금 그 20년 전의 따스함의 정체를 겨우 말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그것은 나에게 감염된 그 여인네의 모성이었으며 허름하고 남루한, 그 풀포기와도 같은 무력과 무명의 모습이야말로 그 여인네의 힘의 모든 원천이었음을. p. 171 세월호 망자들이 하필 불운하게도 그 배에 타서 죽음을 당한 것이라고 한다면,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의 삶은 아무런 정당성의 바탕이 없이 우연히 재수좋아서 안 죽고 살아 있는 꼴이다. p.208 불자동차 남루한 마을 어귀에 높이 솟은 소방서 망루를 올려다보면서 나는 이 세상에 대한 안도감을 겨우 느낄 수 있었다. 아, 저렇게 놓은 망루 위에서 소방관 아저씨가 우리 마을을 내려다보면서 살피고 있구나...... 그 안도감은 따뜻하고도 눈물겨웠다. p. 198 서민 대통령을 하겠.. 2022. 12. 19.
[책] '장판'에서 푸코 읽기 (박정수, 오월의봄, 2020) p. 54 장애학은 ‘장애란 무엇인가’를 묻는 대신 그런 물음이 제기되는 인식틀(에피스테메)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장애(인)에 대한 지식이 구성되는 인식틀은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생성되며, 그 권력 효과는 무엇인가?. http://www.yes24.com/Product/Goods/91437147 ‘장판’에서 푸코 읽기 - YES24 이 시대 변혁운동의 최전선에 위치한 장애운동과 소수자운동의 눈으로 푸코를 읽는다. 왕성한 강연과 저작 활동을 이어가며 자신만의 권력이론을 구성한 푸코는 ‘장애인’이나 ‘도착증자’ www.yes24.com 뱃속에서 발차기를 하는 쑥쑥이가 내일이면 배 밖으로 나온다는 게 서운한 짝은 입원실 침대에 누워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나는 간이침대에 누워 푸코의 장애에 대한 사유를 .. 2022. 11. 6.
[책]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이한중 옮김, 한겨레출판, 2010) http://www.yes24.com/Product/Goods/4212338 나는 왜 쓰는가 - YES24 남과 다른 길을 감으로써 남과 다른 눈을 얻게 된 조지 오웰의 에세이집현대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는 『1984』의 작가 조지 오웰의 삶과 사유를 담은 에세이들을 엮은 책이다. 오랜 세월 작가이 www.yes24.com p.15 이 음산한 방에서 부랑자들 대부분은 연이어 10시간을 있어야 했다. 그걸 어떻게 견딜 수 있는지는 상상하기 힘들다. 나는 따분함이야말로 부랑자 최대의 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은 허기나 불편보다도, 심지어 언제나 남 보기 망신스럽다는 느낌보다도 더한 것이지 싶다. p.39 백인은 ‘원주민’앞에서 두려움을 보여선 안 되기에 대개 두려움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중략) 대안이.. 2022. 11. 3.
[영화] 봉명주공(2020, 김기성) 재개발을 다루는 영화인데 싸우는 장면이 없다. 누군가의 악다구니나 눈물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사라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잃어버리면 안될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찔레꽃, 감나무, 어릴 적 부모님께 드렸던 코팅된 편지, 열 아홉 살에 구입해 육십 칠 세까지 사용한 나무 거울,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감정을 견디기 어려워 내가 먼저 이사를 가고 나면 남아있을 옆집 이웃들이 사라진다. 이렇게 사라지는 것들을 굳이 한 단어로 정리하면 일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영화 속 주민들이 나무를 가져와 심고 길렀듯 일상은 누군가 준 것이 아니라 내가 매일을 살아가며 만들어낸 삶의 총화다. 그 일상이 나무뿌리가 잘리듯 조각나 사라지면, 그 대신 얻는 것은 분양권, 돈이다. 재개발이 일상과 같이 갈 수는 없는 것인가. .. 2022. 9. 14.
[유튜브] 알릴레오 북's 66회, 먹는 것도 정치다! / 죽음의 밥상 - 이형주, 최훈 편 https://www.youtube.com/watch?v=Lc4lOmtbjMg&list=PLtAbTqMyJif_BDVUcR5yyQLSmWXb87hxE 조수진: 닭이나 돼지나 소를 고통스럽게 키우거나, 막 고통스럽게 잡거나, 이거는 마음이 너무 아프고 막 느껴지는데. 사실 물고기 까지는... 뭔가 좀... 머리로는 알겠는데 와닿지가 않는 것 같아요. 유시민: 그거 그거 종차별주의라니까요. 종차별주의 (하하하) 조수진: 그러게 말이에요. 아 정말... 찔리긴 하는데... 내가 어권까지... 유시민: 철학적으로는 이게 인간중심주의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우리가, 사실 이게 논리적으로는 앞뒤가 안 맞을지 모르지만, 그게 전 인간적으로는 자연스러운 거라고 보는데, 나와 교감할 수 있는 대상을 죽일 때와 그렇지 않은.. 2022. 8. 10.
[팟캐스트] 듣똑라 85, 사회보는 상지/백래시의 시대? 반격은 어떻게 한 사회를 덮치나 https://m.podbbang.com/channels/9213/episodes/24418940 85]사회보는 상지/백래시의 시대? 반격은 어떻게 한 사회를 덮치나 진행: 홍상지, 김지아, 이지상 5:01 백래시의 최근 흐름들 16:04 '공정'이라는 키워드 뒤에 가려진 백래시 21:10 해외 사례(일본, 미국) 36:15 생각해 볼 지점들 m.podbbang.com 무지에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는 거예요. 원초적 무지, 선택적 무지, 전략적 무지. (중략) 네. 원초적 무지는 진짜 모르는 상태 가 맞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개념은 차치하고, 선택적 무지와 전략적 무지만 보면은, 먼저 선택적 무지는 특정 영역에 대해서 내가 무지할지 말 지를 선택하는 거예요.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고 배우려고도 하지 않.. 2022. 8. 8.
발달장애인 G, 안전모, 자기결정권 활동지원사 D가 전화했다. 아침에 G가 출근하다 돌아왔다는 것이다. 나는 쉬는 날이었고, 다음 날 G와 이야기할 테니, 일단 G의 의사대로 하시도록 안내하였다. 점심 즈음 D는 내게 메시지를 보냈다. "점심은 집에서 G씨와 같이 라면으로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G 씨의 의사를 100%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얼마전 퇴소한 장애인거주시설) 사진을 보여주면서 하는 말은 자기를 ***로 보내달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십대 때 장애인 거주시설에 입소하여 40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을 보낸 G는, 올해 1월 장애인야학 내 공공일자리에 참여한 뒤로 자아와 고집이 커졌고 곧 퇴소를 희망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생활기술과 자산이 부족하여 얼마 전 내가 담당하는 장애인자립생활주택에 입주했다. G의 불만은 내.. 2022.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