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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자를 보며 A는 대학병원 교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수술팀 총무로 라오스에 선천성안면기형 흔히 언청이로 이야기하는 병의 수술사업을 다녀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면 매번 부끄러움을 느낀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 스스로를 비춰볼때 느끼는 부끄러움이다. 이번엔 특히, 기록에 대한 부끄러움이 컸다. 사람들이 같을 수 없고, 그런 점에서 자신이 부족한 점은 헤아릴 수 없지만, 바쁘게 여러 일을 하는 사람에게 A가 본 것은 기록과 정리였다. 무언가를 하는 와중에도 기록을 하고, 바쁜 가운데에서도 틈을 내 정리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의 하루는 다급했지만 사전에 생각한 대로 진행되었고,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가 확실했으며, 매번 결과물이 있었다. 의도한 바와 이루지 못한 바를 비교할 수 있었고, 더 나아질 여지가 있었다.. 2013. 2. 25.
[영화] 만추 (Late Autumn, 晩秋, 2010) 감독: 김태용 각본: 김태용 출연: 탕웨에, 현빈 원작: 김지헌 만추를 보고 난 생각을 이보다 잘 표현할 길이 없어, 송구스럽게도 출저도 제대로 찾지 못 한 타인의 글을 올립니다. 양해바랍니다. -------------------------------------------------------------------- 기자: 본인이 훈이라면 마지막 장면에 애나를 보러 나갈 거예요? 현빈: 가긴 가는데 애나가 있는 곳에는 들어가지 않고,그냥 밖에서 지켜봤을 것 같아요. '애나가 정말 나왔을까?' 훈도 불안한 마음으로 나가는 걸텐데, 다시 만난다고 해서 이 여자랑 얼마나 갈 수 있을 지 확신이 서지도 않고요. 시간이 지나는 동안 훈의 마음도 흔들렸겠죠. 계속 제비족으로 살았을 테니까. 기자: 애나가 훈에게 차.. 2012. 10. 31.
[영화] 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 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 감독: 로만 폴란스키 각본: 로날드 하우드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토마스 크레슈만, 에밀리아 폭스, 모린 립맨 원작: 블라디슬라프 스필만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명한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한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의 반유대정책이 홀로코스트로 변하면서,스필만은 홀로 고독하게, 처절하게 생존한다. 피아니스트는 조용하다. 관객의 머리 속까지 조용할 수 있도록, 대학살은 숫자로만 보여진다. 대신, 유대인들이 받는 고통은 조금씩 강도를 높여 익숙하게, 익숙이 안되면 감내하게 그려진다. 고통은 실체가 없는 불안에서 시작하고, 연인과 까페에 갈 자유를 박탈당하는 자존심과 불편의 문제로 커진다. 얼마 뒤,.. 2012. 8. 25.
[음악] 정류장 (2011, 버스커버스커, 원곡_패닉) 2011년 여름, 여느때와 같이 인터넷 연예면이 바빴다. 그즈음의 주인공은'슈퍼스타K 3'이었다. 세련미와 열정 그리고 스토리가 있던 '울랄라 세션'과 독특한 매력이 있는 '투개월'등이 기사주제가 되었다. 그리고, 제작진과 마찰이 있던 '예리밴드'의 탑텐포기와 '버스커버스커'의 추가합격도 인터넷 창에 오르내렸다. 회사 동료 한분이 '버스커버스커'의 외국인에게 수업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귓가를 스치던 '버스커버스커'가 눈에 들어왔다. 동료는 그 밴드가 대학교수와 학생이 동료로 함께하는 것도 신기했지만, 또 재밌는 것은 장범준군이라고 했다. 학교 길가나 잔디밭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는 장범준 군은 종종 이상한 사람같아 보였다고 했다. 인문계열이면 경영, 경제 혹은 국제통상학과에 전공, 전공이 안되.. 2012. 8. 19.
[영화]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1996) 감독: 대니 보일 각본: 존 호지, 얼빈 웰시 출연: 이완 맥그리거, 로버트칼라일, 조니 리 밀러, 켈리 맥도날드 원작: 얼빈 웰시 '젊음', '쿨함', '충동'이라는 에너지가 있는 영화다. '내가 더 어렸을 때, 이 영화를 봤다면, 나는 달라졌을까?'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는 고체가 되서, 외부 에너지에 영향을 안 받는건지, 아니면, 어릴때도 역시 달라지지 않았을지 알 수 없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삶의 조건이 우월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도 우울하기 쉽다는 것은 맞다에 가깝다.(난 염세주의자가 아니므로 가깝다 정도로만 하겠다.) 발버둥을 치며 바라보는 상류층(중산층 혹은 마름층)은, 구역질 나는 허망한 욕심일 수 있다. 연인으로 꿈에 나온 한가인이다. 매일밤 꿈에 그녀를 나오게 할 수 없다면, 그 .. 2012. 8. 5.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을 생각하며 얼마 전, 친한 L 형님이 베트남에 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L 형님은 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났습니다. 착하고 유쾌한 L 형님은 당시 우크라이나 여성과 결혼하고 싶어 했습니다. 난 그의 여성취향이 특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의사소통이 안되는 예쁜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것이 우스워 보였습니다. 졸업 후에, 형님이 한국, 베트남 등지의 여성과 결혼을 시도하고, 연이어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형님의 여성취향을 기억하고, 그 실패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형님이 아픈 노모를 모신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그 후였습니다. 항상 간병인을 두어야 할 상태지만, 경제적 부담이 있어 주중 퇴근 후와 주말에는 형님이 한다고 했습니다. 형제가 있지만 형님이 혼자 부양한다고 했습니다. 형님의 결혼 실패를 .. 2012. 7. 15.
[음악] Live at Blues Alley (Eva Cassidy, 1996) Effortless. 별 힘 안 들이고 그냥 설겅설겅하는 것 같은데도 그게 전부 걸출하다는 뉘앙스의 칭찬. 말하자면 자연스러워서 능란하다는. 헌데 자연스럽다는 것은 기술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전략도 없다. 전략이 없기는 인생도 마찬가지다. 에바 캐시디의 노래는 이런 상념을 가능하게 한다. Effortless한 가수의 전략 없는 한줌 인생. 팝송은 물론 재즈, 트래디셔널 민요 및 포크, 블루스와 리듬앤블루스, 가스펠 모두를 같은 강도의 감정으로 소화할 줄 아는 가수. 그런 매력을 확신한 그녀의 매니저는, 주된 스타일이 뭔지 분명히 하라며 거절하는 음반사 직원들을 만나야 했다. 자신의 노래를 취미 이상의 직업으로 삼고 싶지는 않았던 그녀. 그녀를 아는 뮤지션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조그만 음반들이 그들만의 .. 2012. 7. 10.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2009)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크리스토프 왈츠, 브래드 피트, 멜라니 로랑 제2차 세계대전중인 1941년 독일 치하의 프랑스 마을, 한 유태인 가족이 '유태인사냥꾼' 한스란다에게 살해당한다. 그중 딸 쇼샤나 드레이퍼스만이 한스란다의 조롱을 받으며 도망친다. 비슷한 시기, 알도 레인 미군 중위는 유태인들로 구성된 '개때들'이라는 비밀 특공대를 조직하고 프랑스로 투입된다. 그들의 목적은 유태인을 증오하는 미친 살인마, 인간이 아닌 나치를 죽이는 일이다. 협상은 없다. '개때들'의 모토는 '잔인함'과 '복수'다. 시간은 흘러, 1944년, 파리의 LE GAMAAR 극장. 2차대전 막바지, 패전의 두려움을 지우기 위해 나치의 수뇌부가 모두 모여 전쟁영화 '조국의 자랑'의 시사회를 여는 밤이다. 이곳에 그들이 모.. 2012. 7. 5.
[영화] 건축학개론 (2012) 감독: 이용주 각본: 이용주 출연: 이제훈,배수지, 엄태웅, 한가인 제작: 명필름 건축설계사인 현재의 승민에게 현재의 서연이 찾아온다. 집을 지어주기로 했던, 오래전 약속을 끄집어낸 첫사랑에게, 승민은 그녀가 간절히 원하는 집, 혹은 '함께 집을 짓는 시간'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격정적이고, 위태로운 사랑이 아니라,누구에게나 한번은 있었던, 초라한 사랑이다. 돌이켜보면, '그땐 그랬지' 라며 지나온 생활의 일부로 옮겨질 기억이다. 그러나, 그때의 우리에게 그 평범한 이야기는, 그저 살아갈 뿐이었던 생활의 영역이 아니라,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삶의 영역이었다. 온몸의 세포 하나 하나에까지 서로에 대한 마음을 뿌리내리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러니, 그 나무를 송두리째 뜯어냈을 땐, .. 2012. 7. 4.
[영화] 파이란 (Failan, 白蘭, 2001) 감독: 송해성 각본: 안상훈, 송해성, 김해곤 출연: 최민식, 장백지 원작: 아사다 지로 이강재의 하루는 비참하다. 학생에게 성인비디오를 대여하다, 유치장을 다녀오고, 조직의 후배들에게는 무시당하기 일쑤다. 구멍가게 아주머니에게 돈 받으러 가서도 머리를 붙잡히고 실갱이하는 강재는, 그래서 양아치 중에도 '삼류'양아치다. 심각하게 꼬인 그의 인생은 주머니 속 이어폰줄마냥 언제 그렇게 되었는 지 알 수 없고, 푸는 방법은 더욱 알 수 없다. 조직의 문제에 연루되어, 십년의 감옥생활과 고향에 돌아가 위세부릴 수 있는 배한척 살 돈 사이에서 그가 내리는 선택은 당연하다. 그에게 있어 10년이란 별다른 의미가 없다. 배한척에 10년이라면 오히려 싼셈이었다. 그때, 경찰이 찾아와 그의 아내 '이백란'이 죽었음을 통.. 2012. 7. 4.
[책]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김춘미 옮김, 민음사, 2004) 다자이 오사무 다자이 오사무가 쓴 장편 소설이며, 《달려라 메로스》, 《사양》에 이은 다자이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1948년에 잡지 〈전망〉에 총 3화의 연재소설로서 발표되었다. 탈고는 같은 해 5월 12일.연재 최종회의 게재 직전의 6월 13일 심야에 다자이가 자살했기 때문에 유서와 같은 소설로 여겨져 왔다. 오오바 요조는 하얀 눈과 같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떨어진 눈은 금새 그 더러움에 오염된다. 완벽한 순수함에 굶주려있던 세상은 눈을 보고는 기쁨에 겨워 달려가지만, 그럴 수록 눈은 더럽혀진다. 그것이 어린아이의 손길일 지라도. 너무 익숙하여 더이상 눈에 띄지 않는 세상의 더러움보다 더러워진 하얗던 눈은 더 추한 존재로 보인다. 세상으로부터 더이상 눈이 아니라고 결정지어진다. 인간 실격 .. 2012. 2. 26.
슬픈인연의 선생님들을 보내며 그렇게 치고 싶던 공일오비(나미)의 '슬픈인연'을 마스터했다. 어물쩡거리는 수준이지만, 시간만 나면 기타를 두드린다. 이렇게 좋은 노래를 어떤 분들께서 만들었나 하여 키보드를 두드려보니 두분 다 얼마 전 돌아가셨다. 두분 모두 많지 않은 사십, 오십대에 유명을 달리하셨다는 데 적잖이 놀랐다.'역시 예술가는 술담배인가.' 하는 지레짐작도 하게 된다. '멜로디 한마디, 가사 한소절을 고민하려 밤을 새우는 일이 많았겠지?' '수많은 단어 속에서 하나의 조합을 찾았을 때, 그 조합이 멜로디를 만나 아름다운 노래가 되는 그 첫순간을 만나면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었겠지? 그순간엔 역시 술이지.' '건강염려증 환자는 예술가가 되기 힘들겠지?'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려면, 세속적인 걱정은 접어두어야 했을까? 괜한 상념.. 2008. 2. 11.
처음 타브 따던 날 기다리다 타브를 이제 겨우 외었다. 처음에는 이것만 치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간절하진 않았던지 반년간 잊고 있었다. 방학이 되고 시간이 나면서 이제야 겨우 외웠다. PANIC (패닉, 1995) http://www.youtube.com/watch?v=rjeDvcHOr9Y 2008.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