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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19 상 올해를 정리하며 개인적인 '아듀 2019 상'을 선정했습니다. 올해는 ‘망막껌딱지 상’과 ‘처음 본 그사람 상’만 선정되었습니다. - 망막껌딱지 상(영화): 족구왕(2013) 나는 B급 정서가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B급 정서를 장르로 통칭하기에는 스펙트럼이 넓은데, 카프카의 ‘변신’을 예로 들면 어색할지 모르나, 투박하게 현실을 비튼 상상력이 주는 쾌감과 그런 상황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현실감을 좋아한다. 이런 느낌을 주는 영화로는 팀버튼의 영화나 ’새엄마는 외계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이터널 선샤인’ 등을 좋아한다. 요즘에는 상상력의 코드로 시간이동을 다루는 영화가 많다. ‘어바웃타임’에서 주인공과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나누던 대화는 빨간 웨딩드레스가 펄럭이는 .. 2019. 12. 28.
아듀 2018 상 올해를 정리하며 개인적인 '아듀 2018 상'을 선정했습니다. 각 부문 수상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 마그네틱이 떨려요 상(구매): 스캐쳐스 고워크 546118 운동화친구가 신혼여행 중에 발이 너무 아파서 샀는데 남은 기간 동안 발이 아픈 줄도 모르고 다녔다며 추천해줬다. 그러면서 장모님께도 선물했더니 장모님께서 그 신발만 신으신다는 팁도 주었다. 똑같이 구매해서 장모님께 선물하고, 신혼여행 내내 신은 뒤 지금도 일주일에 오일은 신고있다. 처음에는 신발을 신지 안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으며 디자인도 심플하여 옷에 상관없이 무난히 신을 수 있다. 구매한지 세달밖에 지나지 않아서 아직 내구성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https://www.gowalk4.co.kr/gowalk - 손에서 놓질 못해 상(어플): 서.. 2018. 12. 23.
일기를 쓴지 일주일 가량 되었습니다. 운동능력이 감소할 것만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두뇌능력 저하 속도기 빠른 듯 해 걱정입니다. 두뇌 훈련에 도움이 될 까 싶어 핸드폰 대신 다이어리로 일정을 정리하니 좀 나아지는 듯도 하고, 100만원을 주고 뇌 MRI를 찍고 나서 문제 없다는 말을 듣고 안심도 했지만, 예전에 느꼈던 예민함과 반짝임이 다시 오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무엇을 했는지도 기억하기 쉽지 않아서 오랜만에 일기장을 폈습니다. 몇달 전 일기는 도무지 공감이 안돼고, 누구에게 보이려는 건지 그럴싸해 보이려는 의미없는 문장이 많았습니다. 차라리 그날의 짬뽕 가격을 적어두는게 더 의미가 있겠다 싶은 일기를 보면서, 내가 쓴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시 쓰는 일기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칫하다가는.. 2018. 9. 20.
아듀 2017 상 올해를 정리하며 개인적인 '아듀 2017 상'을 선정했습니다. 각 부문 수상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 마그네틱이 떨려요 상(구매): 미니 수염 틸란드시아온라인으로 삼 만원 쯤 주고 여섯 개를 샀다. 올해 이사를 한 뒤 창문을 열었는데, 폭죽처럼 퍼지는 검은 먼지에 놀라 구입했다. 식물을 기르는데 익숙치 않아 절반만 살아남았다. 성능은 미지수지만 심리적인 효과는 100점 만점에 99점이다. - 손에서 놓질 못해 상(어플)카카오뱅크난 카카오톡을 싫어한다. 기다리는 연락이 없어도 습관처럼 대화창과 채널을 오가기 일쑤다. 어플을 키고 뭔가를 한다는 느낌도 없이 숨쉬듯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되지만 내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카카오뱅크는 그 연장선에 있다. 케이뱅크와 비교해도 속도와.. 2018. 1. 8.
도둑 1,400미터, 정상에 위치한 네팔 따레빌 스쿨 운동장에 우리가 탄 버스가 들어서자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60여명의 아이들이 환호를 보냈습니다. 저녁에 올라간 터라 서둘러 짐을 풀고 모기장을 설치하고, 샤워실을 만드는 동안 근처 아이들이 주위를 맴돌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도 아이들이 보였습니다. 학교 바로 앞에 사는 자매, 오분 거리에 사는 소년, 20분 거리에 사는 형제 이 다섯명은 아침 저녁으로 학교에 와서는 우리를 빤히 쳐다보다 쓰레기를 뒤져 뽁뽁이를 갖고 놀 뿐, 먹을 것을 권해도 아이 하면서 칼같이 거절했습니다. 학교에서 우리를 귀찮게 하거나 얻어먹지 말라고 단단히 주의를 주었지 싶었습니다. 학교 선생님은 그중 한 아이를 손가락질하며 저녀석이 작년에 띠앗누리 물건을 훔쳤던 아이니까 조심하라고 .. 2017. 9. 8.
딩크 이야기 2002년 생, 전문 애견인인 큰외삼촌이 아끼는 챔피언 개가 산에서 낳아온 진돗개다. 내가 대학에 들어간 후 누나가 개를 기르고 싶다고 부모님을 설득하고 얻어왔다. 월드컵 열풍을 따서 히딩크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주로 오딩크라고 불렀다. 눈이 크고 애교가 많다. 가족이라면 죽고 못살며 가족간에 싸우는걸 싫어했다. 한번은 누나와 내가 크게 싸우는데, 딩크가 옆에서 왔다갔다 안절부절하다 뒷발로 서서 앞발을 누나에게 걸쳤다. 난 그 움직임을 보고 공세에 있는 누나를 밀쳤다고 생각했고, 누나는 수세에 있는 본인을 위로해주려고 안겼다고 생각했다. 첫정이 무서운지 가족 모두 딩크를 예뻐했고, 딩크는 가족밖에 몰랐다. 딩크보다 6개월 어린 난이는 못생기고 애교도 없으며 짜증이 많고, 딩크밖에 몰랐다. 삼각관계같다고 .. 2017. 2. 9.
아듀 2016 상 올해를 정리하며 개인적인 '아듀 2016 상'을 선정했습니다. 각 분문 수상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 마그네틱이 떨려요 상: JYSC 후드 패딩 점퍼가을에 바자회에서 만원을 주고 샀다. 겉이 질기고 두툼하며 가볍다. 라이터로 실밥을 태워도 티가 나지 않고, 안쪽에 주머니 천이 얇아 구멍이 났지만 꿰매니 감쪽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맘에 든다. 수상은 실패했지만, '명화그리기 DIY'도 만족스럽다. 부담감이 있어 구매 후 한참 뒤 시작했지만, 이후 틈만 나면 붓을 잡았다. 내손으로 아름다움을 만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http://www.ticketmonster.co.kr/deal/163253405?is_adult=N&adult_type=N&keyword=%EB%AA%85%ED%99%94%EA%B7%B8.. 2016. 12. 30.
87년 헌법에 대해서 군대를 다녀온 후 전 제 진로를 공무원으로 정했습니다. 집, 학교, 학원, 아르바이트가 일상의 구할이었는데, 본격적으로 시험준비에 매진한 2년은 꽤 힘들어서 불합격 통지와 동시에 마음을 접었고, 그 기간이 싫어서 이십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절 형성하는데 기여한 순간들도 꽤 많았습니다. 그중 하나가 행정고시를 접고 7급을 준비할 때 접한 헌법강의였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헌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과 의무를 보장하고 국가의 통치조직과 그 작용의 원리를 정하는 국가의 최고기본법입니다. 1948년 7월 17일 제정된 대한민국 헌법은 현대 정치에 자주 휘둘리며 지금까지 9차례 개헌되었습니다. '72년 7차 개헌으로 공포된 유신헌법은 대통령 간선제, 임기.. 2016. 11. 21.
핸드폰을 사무실에 두고 나왔다 핸드폰을 사무실에 두고 나왔다. 어제도 핸드폰과 떨어지기를 시도했으나 부모님이 서운해 하실까 싶은 마음에 실패했다. 오늘은 미리 부모님께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잠이 늦어짐을 이유로 핸드폰을 멀리하려 함을 말씀드렸다. 집에 오는 마음은 기대보다는 약했지만 가벼웠다. 앉으면 눕고 싶다고, 종각역까지 걸어가는 동안 주머니 속 지갑이 거추장스러웠다. 내친김에 이따금 추켜올리던 바지도 벗고 싶었다. 타인의 벗은 몸을 정면으로 볼 자신도 없으면서 나체주의자의 마음을 잠시 짐작했다.그동안 웬지 꺼리던 행동을 하나씩 하고 있다. 인터넷을 끊고, TV 수신료를 해지했다. 며칠 전 억수같이 퍼붓던 비를 핑계로 사무실에서 맨발에 슬리퍼를 신었다. 그렇게 쾌적할 수 없었다.등장인물이 많고 두세 장 마다 장면이 바뀌는 일본 .. 2016. 7. 8.
아듀 2015 상 올해를 정리하며 개인적인 '아듀 2015 상'을 선정했습니다. 각 분문 수상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마그네틱이 떨려요 상: Britz, 블루투스 이어폰 BZ-M1000 올해만 세번 있던 블루투스 이어폰 구매를 끝낸 상품. PC 스피커 전문업체 브리츠의 제품으로 음질, 배터리, 싱크에서 높은 가성비를 보인다. http://www.britz.co.kr/product.detail.php… - 손에서 놓질 못해 상: 에버노트 마인드맵 프로그램 Mindjet Maps와 경합 끝에 선정되었다. 정보의 취합, 분류가 편하다. 컴퓨터에서 인터넷 클리핑, 간소화 모드를 활용하면, 내 주변의 정보를 놓치지 않고 쌓아갈 수 있다. - 손에 침발라 넘기는 상: 장하석, 과학 철학을 만나다 '물은 꼭 100℃에서 끓지 않는다'.. 2015. 12. 28.
'잘'이나 '좋은'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겠다. 최근에 한 지인께 제가 있는 기관이 발행한 포스터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티비 광고 등에서 굶고있는 눈이 큰 아이를 보면 아이의 불행에 마음이 무거워지는데, 우리 기관의 포스터에 있는 아이를 보면 밝은 기분이 든다고 했습니다. 마을의 빈곤보다 희망을 강조하는 본부의 지향이 드러난 사진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론가로 힘차게 가면서 밝은 미소를 짓는 아이가 나보다 불행하다고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최근에 몇분과 이런 주제에 대해 나눈 뒤, 저는 '잘'이나 '좋은'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추석 얼마 전에 코코(아시아에서 주민운동을 실천하는 기관)를 방문했습니다. 주민운동, 엔지오계 선배들이 오셨습니다. 저는 주민운동을 지향하는 엔지오 활동가로 참석했습니다. 그날 코코는.. 2015. 10. 1.
2015년 4월 25일 네팔 이야기 2015년 4월 25일 점심, 저는 포카라의 한 호텔에 누워 있었습니다. 갑자기 가구들이 덜덜덜 소리를 내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근처에 있는 공사로 인해 생긴 진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진동은 점점 커졌고, 벽과 마루, 제가 누워있는 침대까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무서운 마음에 1층으로 내려오니, 제가 서있는 땅이 마치 트램펄린처럼 울렁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약 8,000명의 사망자와 약 800만명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네팔 지진이 시작되었습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무너진 건물이나 산에서 주로 피해가 발생합니다. 제가 있던 포카라는 높은 건물이 적어서, 피해가 적었지만, 네팔 전체 인구의 10%인 320만명이 살고있는 카트만두는 피해가 컸습니다. 특히, 좁은 곳에 밀집한 오래된 건물들이.. 2015. 8. 14.
세월호는 나에게 왜 중요한가 그날의 기록2014년 4월 16일 아침, 난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요일에 휴가를 쓰고,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갑자기 "제주행 여객선이 침몰했다. 수학여행 중인 고등학생 다수가 타고 있다."라는 속보를 보았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얼마 전인 2월, 10명의 사망자가 나온 경주 체육관 붕괴사고를 떠올렸다. 안전사고는 어째서인지 종종 발생하고, 안타까운 사상자가 몇 명 생기지만 곧 잊히는 일로 생각했다. 그날도 그랬다.며칠 뒤면 세월호가 침몰한지 일 년이 되고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세월호는 사람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무시해야 하는 이슈가 되었다. 세월호를 두고 편이 갈렸다. 그리고 이제, 어떤 이는 세월호에 무관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세월호를 대하는.. 2015. 4. 10.
상상테이블, 월계동을 상상하기 회의록, 내 아이가 살아갈 노원구 월계동은 이랬으면 좋겠다. 2015년 3월의 절반이 흘렀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는 3월을 3월 2일부터 인식했습니다. 새 학기가 3월 2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3월 1일은 모두 알다시피 공휴일입니다. 그리고 1919년 탑골공원에서 일제에 저항하며, 독립국가를 상상한 삼일운동이 시작된 날입니다. 독립국가에 대한 상상은 전국 각지와 해외로 퍼졌고, 1945년 광복을 통해 현실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곧 한국전쟁이 지나간 대한민국은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우리는 1962년 제1차 경제개발계획으로 잘사는 대한민국을 상상했고, 91 달러였던 1인당 소득은 35년 후 13,077 달러가 되었습니다. 민주국가에 대한 상상은 1960년 4.19 혁명으로 폭발했고, 독재자는 무너졌습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데에는 30년 정도 걸렸습니다. 앞으로 .. 2015. 3. 13.
기록과 기억의 싸움 며칠전, 하이텔, 라이코스의 몰락, 디지털 유목민의 기록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화려한 90년대를 지나, 이젠는 사라진 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 등의 PC통신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개인의 영역에서 사이버 스페이스가 구현되기 시작하던 이시기 PC통신은 정보의 집합소였고, 여기서 새로운 문화가 탄생했습니다. 하이텔 게임 동오회 개오동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롤플레잉 게임에 대한 글을 썼고, 메탈음악을 다루는 메탈동에서는 언니네이발관, 델리스파이스 같은 인디 1세대들이 결성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보급 후, PC통신은 모두 힘을 잃고 사라졌습니다. 인터넷 시대에도 비슷했습니다. 최초의 포털인 야후를 비롯해 엠파스, 라이코스 등이 나타났다 사라졌습니다. 커뮤니티 서비스로 천만명의 회.. 2015.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