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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

by simpleksoh 2012.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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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

 

감독: 로만 폴란스키
각본: 로날드 하우드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토마스 크레슈만, 에밀리아 폭스, 모린 립맨
원작: 블라디슬라프 스필만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명한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한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의 반유대정책이 홀로코스트로 변하면서,스필만은 홀로 고독하게, 처절하게 생존한다.

 

피아니스트는 조용하다. 관객의 머리 속까지 조용할 수 있도록, 대학살은 숫자로만 보여진다. 대신, 유대인들이 받는 고통은 조금씩 강도를 높여 익숙하게, 익숙이 안되면 감내하게 그려진다.

 

고통은 실체가 없는 불안에서 시작하고, 연인과 까페에 갈 자유를 박탈당하는 자존심과 불편의 문제로 커진다. 얼마 뒤, 안전하게 외출할 자유를 잃게 된다. 그 다음은 일할 수 있는 자유, 거주의 자유. 결국, 생존의 자유까지 박탈당한다.

 

상기된 박탈은 한번에 오지 않았다. 금지에서 폭력으로 폭력에서 살해로 커졌다. 한밤에 군인이 등장하더니 아파트에서 딱 한가정을 몰살시키고 떠난다. 전후과정에 대한 정보는 없다. 그때부터 생존 대한 안정성은 사라진다. 언제든 죽을 수 있는 가능성 안에서도, 내가 아니라는 안도감과 지금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순응적이 되어가고, 거리에는 조금씩 시체가 늘어간다.

 

 

 

피아니스트는 조용하다. 독일군의 악행이 다른영화보다 눈에 띄께 강조되지 않았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 중에서 특별히 통찰력이 있거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다른이의 평가는 모르겠다. 피아니스트는 그 어떤 영화보다 진정성있다. 영화속 독일군은 사람이 아니라 우연한 외부요인이다. 갑자기 등장하여 이유없이 사람을 죽이고 떠나는 그들은 그냥 자연재해다. 피아니스트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생존을 건드리는 우발적 외부요인에 사람이 대하는 적응, 반발 등의 반응이다. 결국, 죽음을 앞둔 인간의 반응이다.

 

그러니까 피아니스트는 사람을 그리고 있다. 다만, 보통은 100년간 벌어진 상황이 특별한 상황 속에서 5년안에 보이는 사람이다.

 

살기 위해서는 어떤 것, 그것이 가족이라고 해도 나중에 슬퍼할 지언정, 그자리에서는 태연한 표정으로 도망칠 수 있다는 것.

 

삶이 끝날 순간에서도, 진지하게 사랑하는 것을 떠올리고,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것.

 

피아니스트에는 사람의 가장 약한 모습과 가장 강한 모습이 있다.

 

 

 

영화 말미에 스필만이 호센펠드를 구할 수 있기를 바랬다면, 헐리우드식 해피엔딩을 바라는 마음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독일군과는 달리 호센펠드도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단지, 그가 스필만을 도와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눈에 그도 사람으로 보이니까. 사람이니까.

 

캔따개가 없어, 며칠을 안고다니던 통조림과, 독일군 장교 호센펠드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

 

http://www.youtube.com/watch?v=l6XwAZ2nKA4&feature=rel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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