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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건축학개론 (2012)

by simpleksoh 2012.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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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용주
각본: 이용주
출연: 이제훈,배수지, 엄태웅, 한가인
제작: 명필름

 

 건축설계사인 현재의 승민에게 현재의 서연이 찾아온다. 집을 지어주기로 했던, 오래전 약속을 끄집어낸 첫사랑에게, 승민은 그녀가 간절히 원하는 집, 혹은 '함께 집을 짓는 시간'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격정적이고, 위태로운 사랑이 아니라,누구에게나 한번은 있었던, 초라한 사랑이다. 돌이켜보면, '그땐 그랬지' 라며 지나온 생활의 일부로 옮겨질 기억이다.

 그러나, 그때의 우리에게 그 평범한 이야기는, 그저 살아갈 뿐이었던 생활의 영역이 아니라,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삶의 영역이었다. 온몸의 세포 하나 하나에까지 서로에 대한 마음을 뿌리내리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러니, 그 나무를 송두리째 뜯어냈을 땐, 몸의 모든세포 하나 하나가 다 아프다가, 자구책으로 뇌속에서, 전신마취를 하고는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도 어딘가에 있는 것이다.

 이 영화의 빛나는점은 첫사랑을 과장하지 않고 평범하게 이야기함으로써, 영화속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로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클라이막스가 확실한 영화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한 연기를 요하는 영화가 집중력을 유지하기에 더 어렵지 않나 싶은데, 거기다가 과거와 현재로 단절된 연기를 해야했음에도, 전체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호흡을 만들어낸 네명의 배우는 훌륭했다.

 

그리고,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인 서연의 집. 집을 지어가며 되살아난 서연에 대한 마음, 그리고 알게된 그간의 서연의 이야기가 응축되어 실현된 그 집. 너무나도 아름답게 구현된 집과, 그 집을 구석 구석 눈으로, 손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어루만지는 승민의 모습은 그 어떤 세레나데보다 로맨틱 했다.

그리고 하나더, 명필름은 여러 장르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특히 첫사랑전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http://www.youtube.com/watch?v=0FJwFNmxO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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