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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그게 사랑 (달콤한 소금, 2010) 한 친구가 이 노래를 알려주었다. 정신없이 듣던 내게 친구는 말했다. 자신도 그랬다고, 이젠 너무 많이 들어 감정이 조금 사라져서 오히려 아쉽다고. 하지만, 내가 너무 슬픈노래만 듣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며칠동안 계속 들었다. 벅차오르는 마음에 가사를 음미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플레이해도 노래는 어느새 끝나있었고, 가사를 기억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흘렀다. 이젠 감정에 잠기지 않고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노래의 가사를 기억하지 못한다.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며칠 전 티비 프로그램에 한석규씨가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그냥 보다보면 아무생각없이 빠지게 되는 영화,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며 이 노래를 떠올린다. http://www.youtube.com/wa.. 2013. 3. 11.
[영화] Searching for Sugar Man (2011) 감독: Malik Bendjelloul 각본: Malik Bendjelloul 출연: Sixto Diaz Rodriguez 1970년대, 디트로이트출신의 한 가수는 앨범 두장을 발표했다. 시와 같은 노래에는 그의 사상이 담겨있었지만, 평단의 찬사와 달리 미국대중들은 그를 기억하지 않았다. 몇년 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그의 노래가 불린다.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 백인우월주의에 근거한 이 인종차별은 인종격리, 유색인종 참정권 박탈, 이인종 혼인금지 등으로 유색인종을 경제, 사회적으로 압살함 비합리적 정책에 반대하는 합리적 저항을 누르려면 강한 공권력이 필요하다. 시장개입, 물리적 폭력 그리고 언론통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람들은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해 이.. 2013. 2. 28.
[영화] 만추 (Late Autumn, 晩秋, 2010) 감독: 김태용 각본: 김태용 출연: 탕웨에, 현빈 원작: 김지헌 만추를 보고 난 생각을 이보다 잘 표현할 길이 없어, 송구스럽게도 출저도 제대로 찾지 못 한 타인의 글을 올립니다. 양해바랍니다. -------------------------------------------------------------------- 기자: 본인이 훈이라면 마지막 장면에 애나를 보러 나갈 거예요? 현빈: 가긴 가는데 애나가 있는 곳에는 들어가지 않고,그냥 밖에서 지켜봤을 것 같아요. '애나가 정말 나왔을까?' 훈도 불안한 마음으로 나가는 걸텐데, 다시 만난다고 해서 이 여자랑 얼마나 갈 수 있을 지 확신이 서지도 않고요. 시간이 지나는 동안 훈의 마음도 흔들렸겠죠. 계속 제비족으로 살았을 테니까. 기자: 애나가 훈에게 차.. 2012. 10. 31.
[영화] 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 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 감독: 로만 폴란스키 각본: 로날드 하우드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토마스 크레슈만, 에밀리아 폭스, 모린 립맨 원작: 블라디슬라프 스필만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명한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한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의 반유대정책이 홀로코스트로 변하면서,스필만은 홀로 고독하게, 처절하게 생존한다. 피아니스트는 조용하다. 관객의 머리 속까지 조용할 수 있도록, 대학살은 숫자로만 보여진다. 대신, 유대인들이 받는 고통은 조금씩 강도를 높여 익숙하게, 익숙이 안되면 감내하게 그려진다. 고통은 실체가 없는 불안에서 시작하고, 연인과 까페에 갈 자유를 박탈당하는 자존심과 불편의 문제로 커진다. 얼마 뒤,.. 2012. 8. 25.
[음악] 정류장 (2011, 버스커버스커, 원곡_패닉) 2011년 여름, 여느때와 같이 인터넷 연예면이 바빴다. 그즈음의 주인공은'슈퍼스타K 3'이었다. 세련미와 열정 그리고 스토리가 있던 '울랄라 세션'과 독특한 매력이 있는 '투개월'등이 기사주제가 되었다. 그리고, 제작진과 마찰이 있던 '예리밴드'의 탑텐포기와 '버스커버스커'의 추가합격도 인터넷 창에 오르내렸다. 회사 동료 한분이 '버스커버스커'의 외국인에게 수업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귓가를 스치던 '버스커버스커'가 눈에 들어왔다. 동료는 그 밴드가 대학교수와 학생이 동료로 함께하는 것도 신기했지만, 또 재밌는 것은 장범준군이라고 했다. 학교 길가나 잔디밭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는 장범준 군은 종종 이상한 사람같아 보였다고 했다. 인문계열이면 경영, 경제 혹은 국제통상학과에 전공, 전공이 안되.. 2012. 8. 19.
[영화]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1996) 감독: 대니 보일 각본: 존 호지, 얼빈 웰시 출연: 이완 맥그리거, 로버트칼라일, 조니 리 밀러, 켈리 맥도날드 원작: 얼빈 웰시 '젊음', '쿨함', '충동'이라는 에너지가 있는 영화다. '내가 더 어렸을 때, 이 영화를 봤다면, 나는 달라졌을까?'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는 고체가 되서, 외부 에너지에 영향을 안 받는건지, 아니면, 어릴때도 역시 달라지지 않았을지 알 수 없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삶의 조건이 우월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도 우울하기 쉽다는 것은 맞다에 가깝다.(난 염세주의자가 아니므로 가깝다 정도로만 하겠다.) 발버둥을 치며 바라보는 상류층(중산층 혹은 마름층)은, 구역질 나는 허망한 욕심일 수 있다. 연인으로 꿈에 나온 한가인이다. 매일밤 꿈에 그녀를 나오게 할 수 없다면, 그 .. 2012. 8. 5.
[음악] Live at Blues Alley (Eva Cassidy, 1996) Effortless. 별 힘 안 들이고 그냥 설겅설겅하는 것 같은데도 그게 전부 걸출하다는 뉘앙스의 칭찬. 말하자면 자연스러워서 능란하다는. 헌데 자연스럽다는 것은 기술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전략도 없다. 전략이 없기는 인생도 마찬가지다. 에바 캐시디의 노래는 이런 상념을 가능하게 한다. Effortless한 가수의 전략 없는 한줌 인생. 팝송은 물론 재즈, 트래디셔널 민요 및 포크, 블루스와 리듬앤블루스, 가스펠 모두를 같은 강도의 감정으로 소화할 줄 아는 가수. 그런 매력을 확신한 그녀의 매니저는, 주된 스타일이 뭔지 분명히 하라며 거절하는 음반사 직원들을 만나야 했다. 자신의 노래를 취미 이상의 직업으로 삼고 싶지는 않았던 그녀. 그녀를 아는 뮤지션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조그만 음반들이 그들만의 .. 2012. 7. 10.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2009)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크리스토프 왈츠, 브래드 피트, 멜라니 로랑 제2차 세계대전중인 1941년 독일 치하의 프랑스 마을, 한 유태인 가족이 '유태인사냥꾼' 한스란다에게 살해당한다. 그중 딸 쇼샤나 드레이퍼스만이 한스란다의 조롱을 받으며 도망친다. 비슷한 시기, 알도 레인 미군 중위는 유태인들로 구성된 '개때들'이라는 비밀 특공대를 조직하고 프랑스로 투입된다. 그들의 목적은 유태인을 증오하는 미친 살인마, 인간이 아닌 나치를 죽이는 일이다. 협상은 없다. '개때들'의 모토는 '잔인함'과 '복수'다. 시간은 흘러, 1944년, 파리의 LE GAMAAR 극장. 2차대전 막바지, 패전의 두려움을 지우기 위해 나치의 수뇌부가 모두 모여 전쟁영화 '조국의 자랑'의 시사회를 여는 밤이다. 이곳에 그들이 모.. 2012. 7. 5.
[영화] 건축학개론 (2012) 감독: 이용주 각본: 이용주 출연: 이제훈,배수지, 엄태웅, 한가인 제작: 명필름 건축설계사인 현재의 승민에게 현재의 서연이 찾아온다. 집을 지어주기로 했던, 오래전 약속을 끄집어낸 첫사랑에게, 승민은 그녀가 간절히 원하는 집, 혹은 '함께 집을 짓는 시간'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격정적이고, 위태로운 사랑이 아니라,누구에게나 한번은 있었던, 초라한 사랑이다. 돌이켜보면, '그땐 그랬지' 라며 지나온 생활의 일부로 옮겨질 기억이다. 그러나, 그때의 우리에게 그 평범한 이야기는, 그저 살아갈 뿐이었던 생활의 영역이 아니라,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삶의 영역이었다. 온몸의 세포 하나 하나에까지 서로에 대한 마음을 뿌리내리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러니, 그 나무를 송두리째 뜯어냈을 땐, .. 2012.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