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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Live at Blues Alley (Eva Cassidy, 1996) Effortless. 별 힘 안 들이고 그냥 설겅설겅하는 것 같은데도 그게 전부 걸출하다는 뉘앙스의 칭찬. 말하자면 자연스러워서 능란하다는. 헌데 자연스럽다는 것은 기술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전략도 없다. 전략이 없기는 인생도 마찬가지다. 에바 캐시디의 노래는 이런 상념을 가능하게 한다. Effortless한 가수의 전략 없는 한줌 인생. 팝송은 물론 재즈, 트래디셔널 민요 및 포크, 블루스와 리듬앤블루스, 가스펠 모두를 같은 강도의 감정으로 소화할 줄 아는 가수. 그런 매력을 확신한 그녀의 매니저는, 주된 스타일이 뭔지 분명히 하라며 거절하는 음반사 직원들을 만나야 했다. 자신의 노래를 취미 이상의 직업으로 삼고 싶지는 않았던 그녀. 그녀를 아는 뮤지션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조그만 음반들이 그들만의 .. 2012. 7. 10.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2009)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크리스토프 왈츠, 브래드 피트, 멜라니 로랑 제2차 세계대전중인 1941년 독일 치하의 프랑스 마을, 한 유태인 가족이 '유태인사냥꾼' 한스란다에게 살해당한다. 그중 딸 쇼샤나 드레이퍼스만이 한스란다의 조롱을 받으며 도망친다. 비슷한 시기, 알도 레인 미군 중위는 유태인들로 구성된 '개때들'이라는 비밀 특공대를 조직하고 프랑스로 투입된다. 그들의 목적은 유태인을 증오하는 미친 살인마, 인간이 아닌 나치를 죽이는 일이다. 협상은 없다. '개때들'의 모토는 '잔인함'과 '복수'다. 시간은 흘러, 1944년, 파리의 LE GAMAAR 극장. 2차대전 막바지, 패전의 두려움을 지우기 위해 나치의 수뇌부가 모두 모여 전쟁영화 '조국의 자랑'의 시사회를 여는 밤이다. 이곳에 그들이 모.. 2012. 7. 5.
[영화] 건축학개론 (2012) 감독: 이용주 각본: 이용주 출연: 이제훈,배수지, 엄태웅, 한가인 제작: 명필름 건축설계사인 현재의 승민에게 현재의 서연이 찾아온다. 집을 지어주기로 했던, 오래전 약속을 끄집어낸 첫사랑에게, 승민은 그녀가 간절히 원하는 집, 혹은 '함께 집을 짓는 시간'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격정적이고, 위태로운 사랑이 아니라,누구에게나 한번은 있었던, 초라한 사랑이다. 돌이켜보면, '그땐 그랬지' 라며 지나온 생활의 일부로 옮겨질 기억이다. 그러나, 그때의 우리에게 그 평범한 이야기는, 그저 살아갈 뿐이었던 생활의 영역이 아니라,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삶의 영역이었다. 온몸의 세포 하나 하나에까지 서로에 대한 마음을 뿌리내리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러니, 그 나무를 송두리째 뜯어냈을 땐, .. 2012. 7. 4.
[영화] 파이란 (Failan, 白蘭, 2001) 감독: 송해성 각본: 안상훈, 송해성, 김해곤 출연: 최민식, 장백지 원작: 아사다 지로 이강재의 하루는 비참하다. 학생에게 성인비디오를 대여하다, 유치장을 다녀오고, 조직의 후배들에게는 무시당하기 일쑤다. 구멍가게 아주머니에게 돈 받으러 가서도 머리를 붙잡히고 실갱이하는 강재는, 그래서 양아치 중에도 '삼류'양아치다. 심각하게 꼬인 그의 인생은 주머니 속 이어폰줄마냥 언제 그렇게 되었는 지 알 수 없고, 푸는 방법은 더욱 알 수 없다. 조직의 문제에 연루되어, 십년의 감옥생활과 고향에 돌아가 위세부릴 수 있는 배한척 살 돈 사이에서 그가 내리는 선택은 당연하다. 그에게 있어 10년이란 별다른 의미가 없다. 배한척에 10년이라면 오히려 싼셈이었다. 그때, 경찰이 찾아와 그의 아내 '이백란'이 죽었음을 통.. 2012. 7. 4.
[책]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김춘미 옮김, 민음사, 2004) 다자이 오사무 다자이 오사무가 쓴 장편 소설이며, 《달려라 메로스》, 《사양》에 이은 다자이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1948년에 잡지 〈전망〉에 총 3화의 연재소설로서 발표되었다. 탈고는 같은 해 5월 12일.연재 최종회의 게재 직전의 6월 13일 심야에 다자이가 자살했기 때문에 유서와 같은 소설로 여겨져 왔다. 오오바 요조는 하얀 눈과 같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떨어진 눈은 금새 그 더러움에 오염된다. 완벽한 순수함에 굶주려있던 세상은 눈을 보고는 기쁨에 겨워 달려가지만, 그럴 수록 눈은 더럽혀진다. 그것이 어린아이의 손길일 지라도. 너무 익숙하여 더이상 눈에 띄지 않는 세상의 더러움보다 더러워진 하얗던 눈은 더 추한 존재로 보인다. 세상으로부터 더이상 눈이 아니라고 결정지어진다. 인간 실격 .. 2012. 2. 26.
슬픈인연의 선생님들을 보내며 그렇게 치고 싶던 공일오비(나미)의 '슬픈인연'을 마스터했다. 어물쩡거리는 수준이지만, 시간만 나면 기타를 두드린다. 이렇게 좋은 노래를 어떤 분들께서 만들었나 하여 키보드를 두드려보니 두분 다 얼마 전 돌아가셨다. 두분 모두 많지 않은 사십, 오십대에 유명을 달리하셨다는 데 적잖이 놀랐다.'역시 예술가는 술담배인가.' 하는 지레짐작도 하게 된다. '멜로디 한마디, 가사 한소절을 고민하려 밤을 새우는 일이 많았겠지?' '수많은 단어 속에서 하나의 조합을 찾았을 때, 그 조합이 멜로디를 만나 아름다운 노래가 되는 그 첫순간을 만나면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었겠지? 그순간엔 역시 술이지.' '건강염려증 환자는 예술가가 되기 힘들겠지?'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려면, 세속적인 걱정은 접어두어야 했을까? 괜한 상념.. 2008. 2. 11.
처음 타브 따던 날 기다리다 타브를 이제 겨우 외었다. 처음에는 이것만 치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간절하진 않았던지 반년간 잊고 있었다. 방학이 되고 시간이 나면서 이제야 겨우 외웠다. PANIC (패닉, 1995) http://www.youtube.com/watch?v=rjeDvcHOr9Y 2008. 1. 7.